유럽민중사 - 중세의 붕괴부터 현대까지, 보통사람들이 만든 600년의 거대한 변화
윌리엄 A. 펠츠 지음, 장석준 옮김 / 서해문집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통치자 중심이 아닌 지금과 같은 유럽을 만드는데 기여한 이의제기자, 반란자, 급진파를 조명하는 책이라니! 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그리고 그 내용이 얼마나 궁금한가. 변덕이 심해 여러권을 동시에 읽는 내가 이 책은 손에서 잠시도 놓을 수가 없었다.
먼저, 신업혁명은 제임스 와트가 증기기관을 만들어 시작된 거라 배우고 또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그보다 좀더 다각적이고 복합적인 사회작용이 혼합되어 발생했음을 알게 됐다. 너무 멍청하지 않은가? 어떻게 천재 한명의 발명으로 산업혁명이 시작되었다고 믿을 수 있는가. 나는 왜 이제껏 그 가르침에 의구심조차 품지 않았는가 부끄러웠다.
다음으로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사이, 즉 전간기 유럽에서 극우파의 발흥 과정이 흥미로웠다. 그것이 볼세비키 혁명에 맞서기 위해 기득권이 극우를 후원하고 그들의 폭력을 묵인해준 결과하니 놀랍다. 언제나 역사 진보의 걸림돌은 자기 이익을 지키려는 기득권 세력에게 있음이 화가 난다,
이 책이 맘에 드는 또 한가지는 역사책에서 배제된 여성들이 한 일을 짚어준다는 점이다. 여러 저항 운동에서 여성이 맡은 역할을 꼭 밝히고 있어 여성이 더이상 주변인물이 아니었음을 말해준다. 이런 기록을 어떻게 찾아냈는지 모르겠지만 그저 사건 중심으로만 알고있던 역사 덩어리들이 흐물흐물 풀려 하나의 흐름으로 꿰어지는 느낌을 얻었다. 우아 정말 그동안 우리들은, 우리 이름없는 민중들은 끊임없이 목숨걸고 투쟁했구나, 그 결과물이 지금의 역사로구나 하는 벅찬 깨달음에 울컥 숙연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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