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세스 - 전5권
크리스티앙 자크 지음, 김정란 옮김 / 문학동네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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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세스 2세를 최대한의 영웅으로 만들어서 쓰여진 소설이다. 이 책을 첫번째로 읽어야 할 사람들은 중세를 토대로 한 환타지 소설이나 중국을 무대로 하는 무협소설을 국문학인가 아닌가를 따지는 국수주의적 사고방식 속에 사는 사람들일 것이다. 프랑스 작가가 쓴 이집트 이야기 안에 프랑스 인은 한명도 나오지 않는다.(당연한 이야기지만 물론 이 시대에는 프랑스라는 나라도 존재하지 않았다)

람세스는 3권까지는 무척 재밌게 보았지만(영웅의 성장담) 그 이후는 너무나 신격화되어서 별다른 재미를 느낄 수 없었다.

이집트에 대해서 많은 부분을 잘 설명하고 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이집트의 손만을 들어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진실을 알고싶은 사람들은 세람의 <발굴과 해독>을 읽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람세스가 이겼다고 주장하고 히타이트의 점토문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그리고 해독에 실패했다면 수많은 의문점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람세스가 남긴 기록을 믿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이런 결과를 지켜볼 때 과연 역사는 얼마나 많은 오류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라고 이야기되는 헬레네 이야기를 이 안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은 흥미로운 대목이다. (이것은 작가가 지어낸 것이 아니다. 이집트에서는 이와 같은 전승이 실제로 내려온다) 이런 대목과 마찬가지로 이 소설 안에는 이집트에 대한 흥미롭고 새로운 이야기들을 많이 접할 수 있다.

더불어 전쟁, 첩보, 음모와 반역을 모두 접할 수 있다. 다만 삼국지와 같은 스펙타클의 세례를 받고 큰 우리나라 사람의 입장에서는 전쟁이 그다지 웅장해 보이지는 않는다는 단점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새로운 것을 보는 것이 목적이라면, 그리고 그 안에서 즐거운 시간을 갖고 싶다면 한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서구의 문명 안에는 기독교와 그리스 신화외에 이집트도 한몫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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