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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후드의 모험 ㅣ 현대지성신서 23
하워드 파일 지음, 서미석 옮김 / 현대지성사 / 2001년 12월
평점 :
절판
어려서 읽은 동화가 완역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나오면 다시 읽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같은 것이 생기곤 한다. 완역본이 있기 때문에 아이들 용으로 만들어진 책을 사는 것은 낭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완역본이라는 것은 내 아이가 읽기에는 아직 어려운 것을...
하지만 완역본을 보면서 오히려 좋지 않은 경우들도 있다. 아라비안 나이트(범우사)의 완역본은 지루함의 연속이었고 그림동화 완역본(한길사)의 경우에도 아이들이 보기에 썩 좋다는 느낌이 없었다. 안데르센 완역본의 경우도 지나치게 기독교적인 내용이 너무 많다는 느낌이었다.(너무 나쁜 이야기만 쓴 것 같다. 완역본으로 꼭 읽어볼만한 책도 있다.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경우는 완역본으로 보아야 복수와 복수에 따른 고뇌가 절절하게 가슴에 와 닿는다)
그러나 로빈후드의 모험은 상당히 좋은 편이었다. 어려서 계몽사에서 나왔던 50권짜리 세계동화전집에서 읽었던 그 내용과 그 삽화들을 다시 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역시 아이들이 보기에는 어려운 말들이 많이 있을 것이고 들어가 있는 노래나 시와 같은 경우도 요즘에는 따분하기만 한 장치일 것이다. 하지만 추억을 곱씹으면서 중세 시대의 모험담에 빠져드는 것이 그저 어린이들만 할 수 있는 특권이 아니라고 믿는다면 이 책을 뽑아드는 것을 주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간혹 완역본을 읽으면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