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백제 신라는 한반도에 없었다
정용석 / 동신출판사 / 199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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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지은이가 주장하는 시대는 중국의 경우는 후한에서 삼국시대, 오호십육국 시대라는 점을 알아야 할 것 같다. 이런 류의 책들은 언제나 자기 자신의 주장만 늘어놓을 뿐 반론의 가능성을 따져 주지 않는다. 이 책 어디에도 당시 중국은 어디 있었는가라는 점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는다.

메뚜기를 이야기하면서 우리나라에는 메뚜기 피해가 생길 수 없다고 한다. 조선 왕조 실록을 찾아보면 수없이 메뚜기 피해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을 찾을 수 있다. 홍수만 살펴봐도 홍수 피해가 전국적으로 일어난다는 것 부터가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흔히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백제는 개로왕 때까지 서울 부근에 있었다는 사실을 망각하는 것이다. 이번 폭우에서도 서울은 피해가 없었다.

지은이는 지진피해가 일어나는 것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토를 달지만 역시 조선왕조실록에서 지진 관계 사료를 찾아보면 그 시대나 조선 시대나 마찬가지였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이런 기초적인 자료 조사도 하지 않고 쓰여진 책이 바로 이것이다.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에 가면 수많은 고분군이 있다. 대체 이걸 누가 만들었다는 말일까? 에밀레 종은? 북한산에 있던 진흥왕 순수비는 추사 김정희가 판독한 것이다. 그때까지는 읽지도 못해서 무학대사의 비라고 생각했었다. 신라가 이곳에 있지 않았다면 진흥황 순수비는 누가 옮겨다 놓았다는 말일까? (신라의 고분도 일시에 만들어냈다는 말인가?)

문제는 역사학을 모르는 일반인들이 이 책을 볼 때 반대되는 논증이 한줄도 없이 일방적으로 자기 주장에 맞도록 우기고 있기 때문에 그런 줄 알게 되고 만다는 점이다. 이 책에는 한문을 기초 공부만 해도 그렇게 읽지 않을 오역도 무수히 많다.

최근에는 역사학자들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좋은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덕일 교수나 이종욱 교수의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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