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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미니 ㅣ 헬렌 그레이스 시리즈
M. J. 알리지 지음, 전행선 옮김 / 북플라자 / 201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스포일러가 지뢰처럼 널렸습니다)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이 장르의 기본은 훌륭히 해낸다. 진짜 범인이 누구인지 궁금하게 만들었고, 진짜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주인공 헬렌과 주변 인물들이 겪게 될 위험 또한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대표적으로 헬렌의 부하 경찰인 마크와 찰리가 겪는 위기를 들 수 있겠다. 또한 이만한 분량의 소설에는 ‘진짜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 외에도 ‘곁가지 서스펜스’가 있어야 지루하지 않은데, 휘태커와 해나 마커리의 관계와 그들의 범죄를 적절히 포함함으로써 여기에 성공한다. 맥거핀 또한 적절히 사용하고 있었다.
단,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없지 않았다. 가장 큰 문제는 범인이 철저히 이야기의 바깥에서 등장한다는 점이다. 물론 사이사이 등장하는 범죄 시퀀스를 통해 범인을 이야기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지만, 범인이 주변 인물 가운데 하나일 거라고 짐작했던 입장에선 범인의 뜬금없는 등장에 충격을 받기 보다는 조금 허탈했다(그 바람에 헬렌의 기행 또한 너무나 뒤늦게 납득시켰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은 범인을 꽁꽁 감추려다 보니 리얼리티가 떨어졌다는 점이다. 아무리 소도시에서 일어난 범죄라고 해도, 이토록 흔적 하나 남기지 않을 수가 있는 건가? 현장 조사나 수색을 묘사할 때 사용한 ‘이 잡듯이 다 뒤졌지만’, ‘빠뜨리지 않고 샅샅이 뒤졌지만’ 같은 표현들이 구차해 보였던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