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파기환송 ㅣ 변호사 미키 할러 시리즈 Mickey Haller series
마이클 코넬리 지음, 전행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2월
평점 :
(주의: 소설을 읽을 작정이라면, 읽지 않는 게 나을 듯합니다.)
<파기환송>을 다 읽고 생각했다. 이렇게 완벽한 소설은 또 어디에 있을까. 이런 소설을 쓰는 작가는 또 어디에 있나. 내 과문함에서 비롯된 편견이라 해도 좋다. 마이클 코넬리는 그냥, 뭐랄까, 말이 필요 없다. 범죄소설, 아니 소설에 기대할 모든 게 여기에 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처음 읽을 때만 해도 풀어내기 쉬운 소재는 아닌 듯했다. 이 소설의 주된 줄기는 ‘24년 만에 유무죄를 다투기 위해 재심을 청구하는 제소자(제이슨 제섭)와의 법정 싸움’인데, 사건이 이 제소자를 중심으로 일어나리라 짐작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실제로 그랬고. 게다가 미키 할러와 해리 보슈의 분량을 기계적일 정도로 반반씩 배분한 상황도 이야기를 풀기 좋은 조건은 아닌 듯했다.
그런데 이 작가는 자신이 핸디캡처럼 덧씌워놓은 조건을 어떻게든 해결한다. 이미 결론이 정해진 듯한 법정 공방 장면조차 대단한 긴장감이 서려있는데, 어느 순간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이야기의 방향을 틀어버리면서 읽는 이를 놀라게 한다. 그리고 이 방향전환이 대단히 매끄러운데, 서사를 자연스럽게 흘리면서도 방향전환을 위한 단서를 곳곳에 심어놓기 때문이다. ‘총이 등장했으면 반드시 쏴야 한다’는 아무개 씨―누구인지 기억나지 않는다―의 격언을 단 한 순간도 놓치지 않는다.
이 소설이 좋은 건 긴장감 때문만이 아니다. 던지는 질문도 개인적으로는 꽤나 묵직하게 다가왔다. 이야기 초반 미키 할러는 어떤 선택을 하고, 이 소설 전체가 이 선택에 따른 비극이라 해도 좋을 정도인데, 과연 그는 옳은 선택지를 골랐던 걸까? 물론 이야기 초반에는 타당한 선택이었지만, 이야기를 다 읽고 나면 강한 의문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지 않을까?
각설하고 결론은 이 소설을 ‘범죄 소설’, ‘엔터테인먼트 소설’로 굴레만으로 덧씌우기에는 꽤나 묵직하면서도 좋은 소설이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