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과 진보 - 기술과 번영을 둘러싼 천년의 쟁투, 2024 노벨경제학상 수상작가
대런 애쓰모글루.사이먼 존슨 지음, 김승진 옮김 / 생각의힘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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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인한 일자리 감소 때문에 온 세계가 난리인데, 이 책에 따르면 이런 사태가 처음이 아니라고 한다. 산업혁명기의 고용 충격은 지금보다 크면 컸지 결코 작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산업혁명 시절부터 자본가는 노동자를 가능한 한 배제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산업혁명기는 이 노력이 결실(?)을 맺은 (아마도) 최초의 시기인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한 가지 의문. 자본가들의 성향은 이제나 저제나 한결같은데, 자본가가 노동자와 함께 부흥했던 60~70년대 자본주의 황금기는 대체 어디서 뚝 떨어진 황금알이었을까? 그냥 지구인, 아니 노동자의 운세가 좋았던 걸까? 그렇다면 AI 시대에 우리 노동자들의 운은 이대로 다해버린 걸까?

그럴 리는 당연히 없고, 책에서 제시하는 대답은 ‘기술 발전의 방향’이다. 예를 들어 생산성의 혁명을 불러온 1910년대 ‘포드 혁명’은 과학기술의 발전 방향을 사회가 ‘노동 친화적’으로 합의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이후 60~70년대에 맞이한 (너도 나도 잘 사는) 자본주의의 황금기는 기술의 발전이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는 게 책의 주장이다. 참고로 그 사회적 합의의 주체 중 하나는 ‘노조’이며, 저자는 귀에 못이 박힐 때까지 노조의 필요성을 반복한다(세상의 모든 책이 그런 것처럼, 저자는 수백 년 동안 축적된 역사적 자료를 발굴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저자 선생님 이야기 잘 알겠고, 그래서 AI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는 대체 뭘 해야 할까? 사실 위의 언급이 거의 해답지 수준으로 답을 내어놓아서 굳이 생각할 필요조차 없어 보일 지경인데, 문제는 사회적 환경을 떠올릴 때마다 명치 한가운데서 깊은 한숨만 나온다는 것이다. 이 한숨 때문에 더 많은 분들, 아니 정말 많은 분들과 함께 읽어보고 싶은 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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