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박완서 X 이옥토 리커버 특별판) - 유년의 기억 소설로 그린 자화상 (개정판) 1
박완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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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박완서 작가를 잘 몰랐고, 그의 작품을 읽어야겠다는 생각도 없었다. 그런데 트위터(지금은 X라고 불리는)에서 어떤 기자의 추천사를 보고는 도저히 그냥 넘어가지는 못하겠더라. “저는 박완서 작가를 도스토옙스키보다 위대한 작가라고 생각하는데요.”라는 내용이었다. 도스토옙스키도 그닥 관심은 없었지만, 책장에 꽂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이 마음의 짐처럼 남아 있었다. 그런데 그보다 위대하다고 하는데, 심지어 한국 작가라고 하니 읽지 않으면 잘못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그렇게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읽었고, 내 감상은 ‘기자의 말이 맞을 수도 있겠다’는 거였다. 마음속 거품을 그대로 두고 말하자면, 이보다 잘 쓴 (한국어) 이야기를 읽어본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아니, 한국어뿐 아니라 내가 읽은 모든 이야기를 통틀어봐도 다르지 않았다. 아니, 대체 이런 글은 뭘 먹으면 쓸 수 있는 걸까?

각설하고, 아주 개인적인 의미를 되새겨보자면 그 어떤 역사책도 해낼 수 없는 일을 해냈다는 점이다. 1930년대 중반 즈음부터 1950년대 초반까지 이어진 이야기를 읽으며 그 시절이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듯 생생하게 다가왔다. 개성에서의 (나에게는) 꿈 같았던 작가의 어린 시절, 서울로의 이주와 함께 마주한 여러 고민들, 해방 이후 시대상, 그리고 전쟁의 비인간성을 묘사한 대목까지. 마치 그 시대를 살아낸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역사책으로는 얻기 어려운 감동을 처음부터 끝까지 느꼈다. 이게 바로 문학의 힘이었구나!

이런 대문호를 몰라뵈었다니 빚 보증 잘못 선 수준의 손해를 본 기분이 들었고, 그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박완서 작가의 작품을 최대한 빠르게 읽어보자고 마음먹었다. 혹시 나처럼 이 작가의 책을 한 권도 안 읽으신 책스타그래머가 계신다면 꼭 읽어보시길.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독서의 즐거움 하나를 놓치는 셈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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