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More Effective C++
Scott Meyers 지음, 곽용재 옮김 / 인포북 / 200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상하게도 알라딘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컴퓨터 관련서적은 잘 구비되어 있지도 않고, 구비된 서적도 굉장히 적어서 리뷰를 쓸 기회가 많지 않다. 하지만 이 정도 책이라면 당연히(!) 리뷰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없는 건 정말 이상한 일이다.
우선은 번역에서 그 장점을 꼽을 수 있다. 원서로 컴퓨터 서적들을 읽어보다 한글로 번역된 판이라고 덜컥 사서 후회하는 경험들이 많은 것이 우리네 이쪽 분야 책들의 실정이다. 소설이나 인문도서에서는 번역을 잘해서 좋은 책들을 접하겠지만 그런 훌륭한 번역을 보는 기회는 이쪽 계열 책에서는 정말 복권 당첨만큼 힘든 일이다. 그런 상황을 고려할 때, 이 책의 번역은 단연코 최고다. 우선 사전 리뷰를 거치기도 했고, 무엇보다 역자가 이 쪽에 관심과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책에서는 (꼭 필요하지만 거의 없는) 용어 대조표도 당연하게 붙어있다. 이정도가 되니 이 책을 읽으면 바로 역자의 팬이 되는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번역자를 믿고 번역판을 사기도 하는 현상도 생겼다. :) )
두번째는 당연하지만 내용이다. 저자의 명성이야 알려진 바이고 능력도 능력이지만 책으로 전달하는 능력은 압권이다. 파인만 같은 류의 사람이라고 해야 할까, 편안한 스타일의 전개(다시 한번 이런게 느껴지도록 해준 역자의 능력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와 중간의 유머는 책이 다루는 좋은 내용과 비견할 만하고, 책에서 직접 다루는 내용 자체도 C++을 슬슬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쯤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덤으로 이쪽 사람들의 GURU적인 유머와 분위기를 접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아무리 원서가 좋고 읽기 쉬워도 (번역서는 읽기 어려운 것이 대부분이다) 원서보다는 한글이 좋다. 읽는 속도도 그렇고 우리가 남의 것을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을 만들때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책이 한글로 나오게 된 것과 수많은 좋은 컴퓨터 책들이 이상한 번역으로 망쳐지는 가운데 정말 좋은 번역으로 다시 그 맛을 살려낸 역자에게 감사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