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 그 광기와 비밀의 기록
스티븐 레비 지음 / 사민서각(다정원) / 199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구약의 가장 앞에서는 창세기가 있어서 세상의 시작을 알렸던 것처럼, 이 책은 그 모든 컴퓨터 서적의 구약과 같이 해커의 시작을 알려주고 있다. 이제는 별로 이상하게 생각되지도 않는 한국언론의 습성에 따라 '해커'는 우리에게서는 그다지 좋은 의미로 사용되지 않는다. '크래커'는 해커와 다르다. 따라서 최신 해킹 기법따위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게다가 시대 배경은 달려라 호돌이가 돌아다니기도 전인 80년대 중반이 끝이다.

자신을 희생하여 인류에게 빛을 준 예수처럼 자신만의 이익을 희생하여 인류전체에 이익을 가져다 준 스톨만이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B.C.와 A.D.의 구분처럼 스톨만 뒤에서는 막대하게 커져버린 자유소프트웨어 진영이 존재한다. 마치 구약성서에서 등장하는 몇몇 사람들의 이야기들 처럼 초기 해커들의 순수하고 열정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사실하나로 이 책을 사는 것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약간이라도 이런 쪽에 관심이 있다면, 광분하면서(!) 읽게 될 것 같은 이 책은 예상외로 읽은 사람이 많지 않은 것같다. 한번쯤 읽어보고, 해커의 세계로 들어가 보는 것도 좋다. 그들의 문은 항상 열려있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 안에서 즐겁게 살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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