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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라노 사우루스 기르기 - 한다면 한다! 시리즈 1
비일상연구회 지음, 정성호 옮김 / 한승 / 2000년 7월
평점 :
절판
일본이 부러웠던 것은 개인이 가진 흥미를 어떤 식으로든 만족시키면서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비일상연구회', 말 그대로 아주 일상적이지 않은 경우를 상정하고 그 상황에 대처하는 연구를 하는 모임이다. 물론 경제적인 것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소모임일 것이고. 이런 비생산적인 모임이 유지된다는 것 자체로 우리는 너무나 재미없는 세상에 사는 셈이다.
주라기공원을 신나게 보거나 읽었다면, 자기 안마당에 티라노 사우루스가 뛰어다니면 좋겠다고 생각할 것이다.(충분히 넓어야 된다!!) 그런 경우를 상정하고, 사료와 수입을 고려한 책이 있다면 아마 이 책이 유일한 책일 듯. 생각해보면, 정말 쓸데없는 일이 아닌가하고 넘겨버릴 수 있지만, 작은 면에 대해서 자기가 하고 싶은 모든 것을 하는 그런 면이 우리에게는 부족하다. 정말 티라노사우루스가 마당에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보다는 '있다면 어떨까?'가 훨씬 재미있지 않은가.
여기까지에 동조하지 못한다면, 이 책은 어린이 낙서장에 불과할 것이고, 약간 흥미가 생긴다면 진짜로 한 번 즐겨볼 만하다. 약간의 과학적인 상식만 있다면, 머리속에서 자신만의 주라기공원을 건설하고 (먹이값을 조달하기 위한 수익사업까지 제안해준다. 멋지지않은가?) 즐길 수 있을 것이고 그 즐거움은 책의 가격을 충분히 상쇄할 만하다. 적어도 노래방에 가서 소리지르는 것이 괴로운 독서광이라면 도전해보시라.
가볍게 읽는 사랑 타령의 시집보다는 가볍게 읽는 과학(물론 몇몇 사실은 전혀 과학적이지 않다) 농담책이 훨씬 즐거울 수도 있다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