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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모몬 스토리 1 - 어둠의 기운이 감지되었습니다 ㅣ 이야기친구
공윤희 지음, 박민주 그림 / 창비교육 / 2024년 8월
평점 :
첫 만남은 상당히 당황? 난감? 충격? 이었다. 쨍한 분홍빛이 가득한 표지는 전형적인 어른의 시선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웠으며 제목은 무슨 포켓몬이나 디지몬을 연상시킨다. 괜히 읽으려 했나 잠시 망설여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막 막상 책장을 넘기고 보니 이야기 속으로 쏙 빠져들었다.
주인공은 평범한 초등학생이다. 발랄하고 호기심이 넘치며 게임 좋아하는 우리 주변에 어디에서라도 만날 법한 그런 초등학생 세민이가 새로운 게임을 접하고 미션을 해결하던 중에 게임 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그 속에서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게임 속 캐릭터인 에모몬은 사람의 나쁜 감정에서 생겨나는 요괴이다. 에모몬이 생겨나기 전에 빨리 사냥해야 성공하는 게임으로 그러기 위해서는 나쁜 감정에 둘러 쌓여 괴로워하는 이야기 속 주인공들의 고민을 해결해야한다. 게임 속으로 빠져 들어가 모험을 펼치는 판타지 동화로만 생각했는데 그 속에서 만나는 인물들의 고민이 결코 가볍지 않다. 요즘 초등학생들이 가장 많이 품고 있을 것 같은 이야기들이어서 아이들에게는 깊은 공감을 끌어낼 수 있을 것 같다. 성적이 최고라고 여기는 아이, 나의 절친이 진정한 친구인지 고민하는 아이, 넘치는 식욕과 통통한 체형으로 고민하는 아이, 무례한 손님들로 인해 괴로워하는 편의점 직원까지 흔히 들어봤던 주변의 고민들이 게임 속 미션으로 주어지며 주인공 세민이의 시선에서 나쁜 감정들을 해결해 주기 위한 노력이 펼쳐진다. 한 단계 한 단계 나아가며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때마다 이 책의 정체성은 판타지 동화가 아닌 인성 동화나 감정 동화가 되어간다. 비슷한 고민으로 괴로워하는 아이들에게 묵직한 조언이나 해결책이 아닌 조금은 가벼우면서도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을 것 같아 어린 아이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내년에 2권이 나올 예정이라는 작가의 말에 아쉬움이 가득해지는 건 비단 나뿐만은 아닐 것 같다. 다음에 펼쳐질 사연들과 세민이의 여정이 너무나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