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들썩들썩 보건실의 하루
첼시 린 월리스 지음, 앨리슨 파렐 그림, 공경희 옮김 / 창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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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제일 좋은 곳이나 편안한 곳이 어디냐고 묻는 다면 절반 이상은 보건실을 택할 것이다. 보건실은 아플 때 찾아가는 곳이기도 하지만 왠지 수업이 듣기 싫을 때, 그냥 괴로울 때,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고 기대고 싶을 때 핑계삼아 찾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무런 조치를 취해주지 않아도 보건실을 다녀오면 그냥 나아진 것 같이 느끼기도 하고 자신에게 생긴 어떤 문제들을 다 해결해 줄 수 있을 것 같은 믿음을 가지게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이 책은 이렇게 아이들의 참새방앗간 같은 보건실 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아침 출근길부터 집으로 돌아가기까지 보건선생님의 하루 일과를 살펴보며 일반 교사와 비슷한 듯 다른 일상에 웃음이 나왔다. 정말 아파서 오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지만 일부는 배가 고파서, 이가 흔들려서, 마음이 속상해서 보건실을 찾는다. 그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치료이자 치유이자 관심이다. 적절한 처치와 관심을 받은 아이들은 만족스럽게 보건실을 나서고 보건선생님도 보람찬 하루를 마무리한다.

학생 수가 많아 교실마다 구급상자가 비치되어 있는 우리 학교는 간단한 상처의 경우 교실에서 직접 처치한다. 아프다며 찾아오는 아이들 중 절반은 밴드 하나만 붙여줘도 다 나은 듯 만족스럽게 돌아선다. 자신만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손길에 충분히 치료받은 것처럼 느끼는 것처럼 보인다. 보건실을 찾아가는 아이들의 마음도 그런 게 아닐까 추측해본다. 나만을 향한 관심과 손길... 끊임없이 그런 마음을 내어주는 보건선생님께 이끌려 가는 것은 당연하지 싶다.

같은 학교 내에서 생활하면서도 보건실 안에서 일어나는 일에 큰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때로는 교실에 비해 여유있고 한가롭다고 여기기도 했던 것 같다. (코로나 이후로 바뀌긴 했지만...) 이 책을 계기로 마음을 바꾼다. 아이들이 찾아오는 곳 어디나 분주하지 않은 곳이 없고, 관심과 사랑이 메마른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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