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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에서 철학하다 ㅣ 사이에서 철학하다 1
도야 히로시 지음, 불키드 그림,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6월
평점 :
철학...
고작 두 글자 한 단어일 뿐인데 듣는 순간 따분하다. 어렵다. 뭔가 있어보이고 더 알아보고 싶긴 하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한편으론 중년의 나이가 되면 내 주변의 일상과 업무, 여가 등 모든 것에 다 철학이 녹아있다는 걸 알기에 그냥 지나치기도 어렵다. 그래서 요즘 '철학'이라는 화두가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비슷한 맥락에서 이 책에 대한 관심이 생겼었나보다.
이 책은 '~사이에서 철학하다' 시리즈 중 한 권이다. 그 중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 바로 SNS가 그 주인공이다. 현 시대에서 SNS는 절대적이다. 노년층에서도 핸드폰 기능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동영상 앱이라는 이야기가 들릴 정도면 이미 현대 사회는 SNS가 지배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청소년이나 어린이로 연령대를 내려보면 그 지배력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게시물을 기다렸다는 듯 시청하고 댓글에 답글에 DM까지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SNS에 쏟아붓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아이들이 부지기수이다. 수많은 기성세대와 언론과 매체에서 SNS의 위험성을 이야기하고 우려를 표하지만 그런 것들은 전혀 먹히지 않은 채 끝없이 대립 중이다. 청소년 자녀를 양육하며 SNS로 항상 골머리를 썩고 있는 학부모의 입장에서 늘 문제거리로만 인식했던 SNS에 대해 이 책은 '철학'적으로 접근한다.
사실 SNS에 빠져 사는 많은 아이들도 그 과정에서 피로를 느낀다. 지나칠 정도로 SNS에 의존하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 자괴감을 느끼는 아이들도 상당하다. 그러면서도 쉽사리 놓지 못하고 매달리는 까닭을 글쓴이는 '인정 욕구'에서 찾았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를 게시물 업로드와 '좋아요' 등을 통해 충족시키는 것이다. 하지만 인정 욕구는 한 번 충족되었다고 그 효과가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아니다. 계속 노력해야 하고 노력하지 않는 나는 결국 인정받지 못하게 되며 인정이란 결국 타인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자신을 잃고 자꾸 외부에 의존하며 불안해 하고 진정한 나로부터 나를 소외시킨다. 자세한 내용은 스포 방지를 위해 생략한다.
아이들에게 SNS의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했던 이야기가 '진정한 나'를 잃어버린다는 점이었다. 트렌드만을 좇고 실시간 검색어에 의존하며 다른 사람의 의견이 마치 나의 의견인 양 따라가는 과정에서 '나'는 점점 사라져간다. 글쓴이는 철학적 관점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자세히 분석하되 비난하지 않는다. 대신 철학에서 그 해결책을 찾아 제안한다. 담백한 말투로 설명하고 제안할 뿐 강요하거나 비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존중받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자아를 찾고 보다 건강하게 SNS를 활용하기 위한 방법이 고민될 때 펼쳐서 읽어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