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스토리 한국사 - 시공간을 초월한 33번의 역사 여행
이기환 지음 / 김영사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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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몇개 신문사의 지면 신문을 받아보던 시절
아주 여러개의 신문을 읽다보면
특별히 좋아하는 신문의 기사들이 생깁니다.
00일보의 00기자같은식으로 신문사마다
내심 좋아하는 기자가 생기죠.
경향신문에서는 언제나 이기환기자의 였죠.
이기환기자가 쓰는 역사관련 기사들이 재미있었거든요.
그래서 때로 시간이 촉박하면 다른 기사는 읽지않고 그 기사만 읽은 적도 있습니다.

유물이나 역사 속 사건에 대해서 기자의 시선으로 보는 것도
재미있었고 그러면서도 기자이기에 사실에 대해 잘 검증하여 쓴것도 신뢰감이 생겨서 좋았습니다.

하이스토리, 한국사는 출간이벤트를 하길래 가벼운 역사책일거라고 생각해서 호기심에 신청했는데 이기환기자님 책이더라고요.
오랜만에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책 자체에서 다루는 사건과 유물들도 굉장히 대중적이라서 역사에 막 관심이 생기기 시작한 분들이라면 잘 읽으실거 같습니다.

흔히 역사책을 추천해달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데 이게 사실 어려워요. 대중적으로 잘 쓰였으면서 내용이 충실한 책이 쉽지 않거든요. 게다가 대부분 이럴때 통사 서적들 (하루에 읽는 한국사) 같은 서적들을 원하시는데 사실 그 경우는 재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사실 어른들이 역사책을 접할때도 아이들처럼 통사보다는 주제사 혹은 시대를 구분하지 않고 접근하는 책들로 시작해서 전체를 훑어주는 책으로 가는게 더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그점에서 이책은 유용한 점이 많아요. 가끔 인스타에 카드뉴스로 만들어도 재밌겠다 하는 부분도 있고요. 게다가 기자 특유의
대중적 감각으로 인해 글 자체도 어렵지 않으니 더욱 읽을만 하죠

가볍게 역사랑 하이-하고 인사건네기 좋은 책은 분명해보여요. 물론 몇개의 글들은 조금 배경지식이 필요해보이지만 이런 류의 책들이 가지는 장점이 잘 모르는건 스킵할수 있다니까 스킵하면서 즐기시면 될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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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미원조 - 중국인들의 한국전쟁
백지운 지음 / 창비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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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정치로 인해 태어나 정치로 인해 소멸하고
정치로 인해 부활합니다.
그래서 전쟁은 다분히 정치적입니다.

이 책은 정치가 어떻게 전쟁을 재탄생시키는가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다만 그 전쟁이 중국에서 바라본 한국전쟁 항미원조라는 점에서 한국인들에게는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올 듯합니다.

책의 저자는 항미원조가 무엇인가? 보다는
왜 지금 항미원조인가? 라는 것에 초점을 두어 글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이 책을 항미원조 자체에 대해서 궁금해서 읽으시려고 한다면 피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다만 왜 시진핑은 항미원조를 이야기하는가? 라는 관점에서 읽는다면 좋은 책입니다.

사실 항미원조는 중국내에서도 오랫동안 이야기 되지 않았던 주제입니다. 전쟁을 이끌었던 펑더화이가 문화대혁명시기 숙청당하면서 금기되었던 화두죠. 그러다 항미원조에 대한 드라마나 영화들이 쏟아지기 시작하는 것은 2010년대부터입니다. 특히 2020년에는 극에 달하죠.
전부 시진핑의 애국주의 노선과 미중대결이라는 국제정세 때문입니다.
저자는 이러한 시각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70년 전 항미원조와 지금의 복구된 항미원조가 보이는 메시지가 다르다는 겁니다. 또한 저자는 그 시각에서 항미원조를 다룬 영화와 드라마들에서 보이는 미세한 변화들을 잡아냅니다. 한명의 위대한 영웅의 서사에서 수많은 병사의 희생을 그리는 변화들을 보여주며
은연중에 전하는 반전의 메시지에 주목합니다.

이 책은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전쟁은 어떻게 정치적으로 재탄생되어지는가? 라는 이야기를 담고 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전쟁은 왜 정치적으로 재탄생되어지지 못하는가? 라고도 볼수 있겠네요.

주된 메시지 외에 흥미로운 부분들은 실제로 중국인들이 한국전쟁에 참여할 당시 엄청난 사명감과 인류애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 그들의 고난과 역경에 대한 서술입니다. 우리가 단순히 인민군, 인해전술로만 언급하던 그들이 왜 이 땅에서 어떤 마음으로 죽음을 맞이했는지에 대한 우리의 고찰이 부족했던 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그렇다면 단순히 항미원조를 기념하는 중국인들을 비하하고 멸시할게 아니라 좀 더 다양하고 따뜻한 시각으로 바라볼수 있지 않을까요?

🔖덧붙이는 글 항미원조에 대해서 좀더 자세한 책은 리펑이 쓴 항미원조 1,2권이 있습니다. 저는 읽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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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in 도쿄 거리에서 세상의 답을 묻다
수리 글.사진 / 무한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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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읽은 시간이 아까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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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쓴다 - 2009 원북원부산 후보도서
정태규 외 27인 지음, 정태규.정인.이상섭 엮음 / 산지니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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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글방, 그 첫 이야기

 

         -봄비는 왜 이다지도 애틋할까요?-

 

 

금요일 저녁,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에 몸을 실었어요. 아니 뉘였다고 해야 할까요?

주말이라는 안도감 때문인지, 버스 차장에 기대어 그대로 잠이 들어버렸으니 말이에요.

한참을 달게 잘 잤나 봐요.  

문득 눈을  떴죠. 비가 오네요. 어쩌요. 우산을 가지고 오지 않았는데....

차도 막혀요. 역시 주말인가 보네요. 집까지 갈려면 아직은 한참이나 남았는데..

비가 계속 오려는지, 차는 계속 막히려는지 자꾸만 걱정이 되네요.

 

창밖을 바라보아요.

창가에 점점이 내려 앉은 비를 보고 있으니  

귀엽다는 생각이 문득 쿡하고 웃음이 터져버렸어요.

왜 걱정 했을까요? 비는 그칠 것이고, 난 집에 갈 것인데 말이죠.

아, 난데없이 무슨 소리냐구요.

그렇네요. 당신에게 쓰는 편지인데 인사도 없이 내 이야기만 하고 있네요..

 

오랜만이죠. 잘 지냈어요? 당신이 잘 지내고있단 이야기는 내 귓가에 늘 들리더군요.

아직 당신의 미니홈피 주소를,  

블로그 주소를 기억하는 나는 종종 당신의 소식을 들었으니까요.

비가 내리는 날, 우산도 없이 버스에 훌쩍 올라탄 여전히 덜렁대는 나는

버스 안에서 오랜만에 비를 보며, 책장을 폈어요.

그리고 천천히 내리는 빗방울 마냥 보슬보슬 책장을 넘겼지요.

한 구절 한 구절 읽다 보니, 그래요. 불현듯 당신이 떠올랐어요.

 

아마, 그래서 일거에요. 당신에게 오래만에 편지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한게 말이죠.

호기심도 많고 내 이야기라면 잘 귀기울여주던 당신이라면 지금쯤,  

무슨 책이었니? 라고 혼잣말을 하겠죠.

그래요, 이 책이었어요. 




  실제 장소를 색인과 배경으로 하는 작품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기억과 경험이 없는 장소예찬이 가지는 한계는 분명하다.
 작품 속의 장소는 그 속에 등장하는 이미지나 사건 인물과 유기적 연관성을 지닐 때 의미가 있다.

                                                                            -<부산을 쓴다> 서문중에서

 

 김용택 시인의 <그 여자네 집>에서 집이 의미있는 것은 그녀가 살았기때문이고,

우리동네 낡은 놀이터가 내게 의미있는 것은 그곳에서 가장 친한 내친구를 처음 만났기때문이며

부산역 KTX승강구가 내게 가슴아픈 것은 그곳에서 내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을 보냈기때문이다.

 

 

 

내가 아는 당신이라면 아마 다시 물을 거에요. 이 책이 왜? 그러게요.  

정말 당신과 관련이 없어 보이는 책인데 말이죠.

사랑이야기도 이별이야기도 아닌 책을 보며 나는 당신을 떠올려요.

 

이 책엔 "부산"에 명소들이 다 나와있죠. 그곳에 얽힌 사랑이야기, 

 이별이야기들이 말이에요.

맞아요. 부산은 당신에겐 내가 사는 도시이죠.  

그리고 나에겐 당신이 날 찾아 그 먼길을 늘 왔던 도시구요.

 

당신이 날 만나러 올 때 마다 난 늘 당신 몰래 부산의 여러 장소들을 기억해놓기 바빴어요.

이번엔 당신과 어딜가야하나, 어느 곳에 가서 당신과 밥을 먹을까? 등등

맛집이나 여행코스등에는 전혀 관심이 없던 심지어 히키코모리냐는 놀림으로 살던 내가

당신을 위해 카페를 누비고 여행정보지를 찾아가며 내가 사는 곳을 그렇게 찾았어요.

그리고 당신이 오면 마치 알던 곳마냥,  

자주 오는 곳 마냥 잘난척 해가며 그렇게 당신에게 소개해주었지요.

이건 비밀이었어요. 적어도 당신에게는 말해주고 싶지 않은 비밀...

 

그래서 일까요?

당신과 내가 누빈 곳곳이 이 책에 있었어요,

우리처럼 어떤 이도 해운대 백사장에서  

첫 데이트를 하고 부산 역 앞에서 다음 만남을 기약하고

그리고 수영다리 밑에서 그렇게 이별을 했었나봐요.

내가 그랬듯, 그리고 당신이 그랬듯...

 

그런 이야기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상하죠.

책을 읽는 내내 내가 읽은 것은 내 머리 속에 남은 것은 그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당신과 나였으니까 말이죠. 그들의 데이트를 보며 우리의 만남을 생각하고

그들의 헤어짐을 보며 우리의 헤어짐을 생각하고

혼자 남은 그녀의 그리움을 보며 나는 내가 했던 남은 그리움의 치유들을 떠올렸어요.

그렇게 장소는 구체화되고 추억은 생생해져서,  

책을 덮은 순간에도 알싸하게 마음에 남았더군요.

 

차는 어느덧 집앞 정류장이네요. 여전히 비는 내리네요.

오늘은 비를 맞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알싸한 마음과 내리는 비는 서로를 잘 보듬어 줄테니까요.

가끔은 추억에 젖어 걷는길도 그렇게 잠드는 밤도 괜찮겠죠.

오랜만이잖아요. 다시는 당신을 생각하지 않으리라고 다짐하고  

내 마음 속 깊이 넣어둔 당신을

내 스스로 꺼내 만나는건요..

그러니 오늘만 내가 당신을 맘껏 그리워하다  

그리 보낸다해도 흉보거나 마음아파하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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