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구판절판


전에는 내 무지함에 비해, 그 애가 상당히 똑똑하다고 생각하곤 했다. 샐리는 연극이나 희곡, 문학이나 그 외 여러 가지 것들을 많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누구라도 그런 것들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면, 그 사람이 멍청한지 아닌지를 알아내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143-144쪽

스케이트를 묶어준다든가 하는 것 같은 일들을 대신 해주었을 때 아이들이 공손하고 상냥하게 대해주면 참 기분이 좋아진다. 사실 아이들은 모두 그렇다. 정말이다. 난 그 아이에게 따뜻한 코코아나 같이 마시지 않겠느냐고 물어보았다. 그 아이는 친구들을 만나야 한다면서, 내 제안을 사양했다. 아이들이란 항상 친구를 만나야 하기 마련이다. 정말 여기에는 이길 수 없다.-161쪽

나는 늘 넓은 호밀밭에서 꼬마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곤 했어. 어린애들만 수천 명이 있을 뿐 주위에 어른이라고는 나밖에 없는 거야. 그리고 난 아득한 절벽 옆에 서 있어.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재빨리 붙잡아주는 거야. 애들이란 앞뒤 생각 없이 마구 달리는 법이니까 말이야. 그럴 때 어딘가에서 내가 나타나서는 꼬마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거지. 온종일 그 일만 하는 거야. 말하자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나 할까. 바보 같은 얘기라는 건 알고 있어. 하지만 정말 내가 되고 싶은 건 그거야. 바보 같겠지만 말이야.-230쪽

"겨울이라 회전목마를 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피비가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었다. 나한테 화를 내고 있는 중이라는 걸 잊어버린 모양이었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워서 하는 걸 거야." 내가 대답했다.
그 애는 다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한테 화를 내고 있다는 게 생각난 모양이었다.
-275쪽

정말 웃긴 일이다. 누구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말아라. 말을 하게 되면, 모든 사람들이 그리워지기 시작하니까.-2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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