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식당 곳곳에 혼자 온 사람들이 책을 들고 앉아 자의식과 함께 샌드위치를 씹고 있었다.-134쪽
무엇 때문에 그렇게 열성들일까? 무슨 소용이 있다고? 그렇게 열심히 공부해서, 이 여학생들이, 그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얻는 게 뭐가 있을까? 머지않아 남자를 만나고 나면 모두 빼앗겨 버릴 것을. 과학책 더미에 파묻혀 있던 여학생도 남자를 만날 테고, 그러면 그 남자가 차근차근 그녀를 죽여 버릴 것이다.-200쪽
5시가 되기까지 15분이 남았다. 도서관 안도 서서히 어두워졌다. 모서리, 저녁의 모서리였다. 어떤 것이 다른 어떤 것으로 변하는 시간. 경계가 사라지고 변조가 일어나는 시간이었다.-215쪽
벽난로 앞에는 인도산 깔개가 고문이라도 받는 것처럼 뒤틀려 있고, 여기저기 버려진 장난감이 지구본의 대륙들처럼 듬성듬성 모여 있었는데, 그 흐름은 소파 같은 장애물을 만나는 곳에서 끊어졌고, 사람들이 앉았다 일어났다 하는 자리에는 분화구처럼 빈 공간이 남아 있었다.-2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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