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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더스 50 - 다른 도시, 같은 세대 인터뷰 에세이
이한규 지음 / 블랙잉크 / 2025년 10월
평점 :
* 네이버 책과 콩나무 카페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이 책 '아더스 50'은 세계 곳곳의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아 엮었다. 살면서 세계 다른 곳의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같은 선택을 하며 살고 있는지 막연히 궁금할 때가 있다. 또 다른 사람들의 삶을 통해 내 삶이 제대로 가고 있다는 확인을 받고 싶기도 한다. '아더스 50'은 제목 그대로 총 50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한 이야기들이다.

각 인물에 대해 얘기하기 앞서 이름과 사진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새삼 실제로 사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동감도 들고 함께 이 시대를 살아간다는 동질감도 느껴진다. 그 속에서 각자 다른 부분을 발견하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나는 여러 사람들 중에 마린의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자유로운 생활방식에 2년간 밴에서 생활한 경험담이 특히 신선했다. 코로나19가 터졌을 때, 마린은 남자친구와 도시 속 좁은 방에 갇히는 것보다 자유롭게 밴에서 사는 생활을 선택했다. 어디든 갈 수 있고 자연을벗삼을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동이 자유롭고 내 마음대로 생활방식을 꾸밀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밴에서 생활은 장점만 있는 게 아니었다. 밴에서는 공간이 좁고 한정되어 있으니 필요한 물건과 아닌 물건을 잘 구별하여 구매해야 한다. 나중에 필요한 게 생기면 대처방안이 없기에 최대한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또 밴을 둘 때 데이터는 잘 터지는지, 도시와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지 여러가지 따져가며 머물 곳을 정해야한다. 무엇보다 이 한정된 공간에서 두 사람이 사이좋게 지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마린은 밴에서의 2년간 생활을 가치있게 보고 있으며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으로 간직하고 있다.
만약 내가 밴에서 생활한다고 상상한다면 내가 갖고있는 짐들 중 태반은 갖고가지 못할 것이다. 평소에 필요한 것만 산다고 생각하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그렇게 필요한 물건도 아니었을 뿐더러 지금 안 쓰는 물건도 많다. 마린은 옷 소비도 줄었다고 하는데 매 계절마다 구매하는 나자신도 돌아보게 되었다. 괜히 구입했다 안 쓰는 물건들때문에 소비하는 죄책감이 들기도 했는데 앞으로 나도 뭔가를 구매할 때 밴에서 생활한다면 샀을 물건일까? 생각해봐야겠다.
마지막으로 '모든 일이 일어나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마린의 말에 백분 공감한다. 나쁜 일이 일어나더라도 비관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나자신을 발전시킬 하나의 디딤돌로 생각하면 세상에 견디지 못할 일은 없다. 다양한 사람의 삶들 속에 항상 좋은 일만 있지 않다. 이들이 어떻게 견디고 넘어섰는지 살펴보면 나도 절로 열심히, 단단히 살아야겠다 다짐이 든다. '아더스 50'은 재미도 재미지만 특히 삶의 방향성을 잃었을 때 읽어보면 다른 사람들의 삶을 지침삼아 나아갈 길을 보여줄 것이다. 현재를 사는 모든 이들이 힘내서 단단히 걸어나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