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학 필독서 50 - 플라톤부터 마이클 샌델까지 2500년 철학 명저 50권을 한 권에 필독서 시리즈 2
톰 버틀러 보던 지음, 이시은 옮김 / 센시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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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라 하면 돈 안되는 학문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왜 철학을 배우는지 의문을 품는 사람도 있다. 살아가면서 사람들은 좀 더 깊은 성찰을 이뤄내고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음으로써 더 나은 사회를 이뤄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 철학이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사람들이 철학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 같아 아쉽지만, 어떻게 생각의 가지를 뻗어나가야 할 지 배우기 위해, 또 풍부한 지식을 위해서라도 철학은 한 번쯤 꼭 접해봐야 할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세계 철학 필독서 50'은 시대를 막론하고 50명의 철학자와 그의 사상을 소개해준다. 철학자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그가 행한 업적을 소개하며 얘기를 펼친다. 내가 알고 있는 철학이라곤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의 말밖에 알지 못한다. 누구도 의심하지 못할 명제를 찾다 나온 답이라고 한다. 사람이 인식하고 경험하는 것을 부정하고 이성의 중요성을 강조한 부분이 신선하고 재미있어 인상깊게 남았다.

이렇게 철학에 대한 지식이 짧아도 이 책 '세계 철학 필독서 50'을 부담없이 읽을 수 있다. 어려운 용어나 추상적 설명이 없어 하나의 이야기를 읽듯이 술술 읽힌다. 철학은 낡고 오래된 학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많은 철학자들이, 우리와 같은 시대를 살고 있구나 생각이 들어 놀라웠다.

이 중에서도 인상 깊었던 항목은 주디스 버틀러의 '젠더 트러블'이다. 버틀러의 핵심 개념은 '젠더는 어떤 사람이 행하는 바에 따라 결정된다'는 수행성이다. 어떻게 특정한 성적 관행들이 남녀를 결정하게 하는지, 또 게이의 존재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의문을 표했다. 자연히 남녀차별과 여성의 역할에 대해 생각이 뻗어나간다. 사회는 인간을 제한하고 통제하기 위해 범주를 만들고 이 범주에 속한 사람들은 오로지 속한 범주의 관점으로만 자신들을 바라본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렇게 되면 전체 시스템(범주)에 문제를 느끼기 어렵기 때문에 현행 권력 체계에서 여성의 해방을 요구하기가 불가능해진다. 여기서 페미니즘이 다양한 종류의 정체성을 대변하기보다 오히려 배제시키고 생물학적 '여성'만을 부각시킴으로써 기존의 젠더 권력 관계를 유지시키고 강화한다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버틀러가 말하는 시기는 언젠가 오겠지만, 아직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가부장제 사회가 심했던 우리나라에서는 남자와 여자의 지위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오늘날 여성이 목소리를 높이고 사회에 차지하는 파이도 넓어져가고 있다. 남성 여성의 위치가 비로소 동일하다고 생각이 될 때, 그제야 그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 적힌 '철학 연구의 목적은 사람들이 생각해온 바를 아는 것이 아니라 사물 그 자체의 진실을 아는 것이다.'라는 말처럼 철학은 우리가 사는 세계를 더 깊고 또 넓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학문이다. 우리를 둘러싼 사회, 자연, 현상을 탐구하고 이론을 발견해낸다는 것은 얼마나 가치있고 멋진 일인지 깨닫는다. 철학은 윤리, 종교, 정의 등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었고 또 생각보다 재밌는 부분도 많았다. 내가 '세계 철학 필독서 50'를 통해 철학을 접한 것처럼, 더 많은 사람들이 철학에 흥미를 가짐으로써 좀 더 나은 세상을 향해 한 발 한 발 내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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