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호의 꽃 1
최정원 지음 / 황금가지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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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로맨스 소설은 현대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과거, 미래를 넘나들고 심지어 대상자는 인간이 아닌 경우도있다. 만화 속 주인공, 도깨비 등 로맨스 소설이라고 해서 진부한 사랑 얘기에만 머무르지 않고 신기하고 흥미진진한 얘기로 풍성해진 것  같아 소설을 즐기는 사람으로서 매우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책 '묵호의 꽃'에서도 흥미로운 소재가 엿보인다. 바로 과거, 조선 시대의 모습을 그려 현대와 다른 신분제, 왕의 존재 등 현대와 다른 새로운 면모를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인공의 특출난 능력도 첨가되어 있다. 여주인공에게 동식물과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남주인공에겐 저승사자라는 직책을 붙여주어 과연 주인공들의 이런 능력들이 어떻게 이용되어 사건이 벌어질지 책장을 펼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다만 읽다보니 최근 판타지 로맨스 소설의 캐릭터들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무뚝뚝하지만 속은 따뜻한 남주인공, 엉뚱하지만 발랄한 여주인공, 그리고 이들을 보조해주는 아름다운 기생, 함께 자라 곁에서 여주인공을 보살피고 돌봐주는 오빠같은 존재, 사건에 휘말려 난처해하는 여자주인공을 때마침 등장해 구해주는 남자주인공. 언제부터인가 이 플로우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웠다. 읽으면서 '별에서 온 그대', '도깨비' 드라마가 생각나기도 했다. 이 때문인지 몰라도 책 자체는 마치 눈 앞에서 그려지는 것처럼 생생하게 그려진다. 어려운 단어나 말씨도 없고 흥미로운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나서 손에서 책을 못 떼게 만든다. 주인공들의 신분, 성격 등도 이야기를 풍부하게 하는 데에 한 몫 한다. 솔이가 가진 동물과 대화하는 능력 때문인지 이용하는 가축이나 야생의 동식물에게도 존대를 하며 작은 일에도 지나치는 일 없이 도움을 주는 모습이 재밌기도 했다. 솔이의 이 능력은 주로도움이 되기보다 사건의 원인을 만드는 것 같지만. 어떤 일에도 밝고 활기찬 성격 때문에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이다. 이런 해맑은 모습에 얘기를 진행하는 내내 웃음을 자아내는 감초 역할도 톡톡히 해낸다. 


 얘기가 진행되어 가면서 사건이 터지며 주변 인물들과 솔이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 보는 재미도 있지만, 틈틈이 엿보이는 그들의 과거 얘기도 흥미롭다. 서로 자기만의 사정을 안고 있는지라, 어느 캐릭터에게도 마음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나오는 따뜻한 사람들이 어둠 한 점 없길 바라는데 이미 과거 얘기만으로도 안타깝고, 앞으로 헤쳐나갈 어려움도 짐작이 가 행복해지길 하염없이 응원하게 된다. 그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어떻게 헤쳐나갈지, 2권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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