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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병호의 인생강독 - 좌절의 별에서 살아남는 법
공병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책 넘기기
역경, 고난, 좌절
사람들이 대부분 싫어하는 말들이다. 하지만 인생은 누구나 굴곡이 있는법 .
항상 상향선만 그으며 살아가면 얼마나 좋으련만 신은 우리에게 그런 기쁨만을 허락하진 않으셨다.
나또한 좌절과 절망 시련, 고통 같은 것들-앞으로도 다가올 이런 맨홀같은 인생의 구멍들에 빠졌을때 어떻게 빠져 나가야 하는건지 궁금했기에 이 책이 술술 넘겨졌던 거 같다.
책의 구성은 1부에서 인생의 역경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과 역경을 직시하는 태도 같은 것을 말하고 있고 2부에서는 위인들의 역경을 보여줌으로써 소위 예방 접종, 남의 고통을 잘 보고 조금이나마 배우게 하고 있다. 3부에서는 더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제시해 주고 있다.
처음 프롤로그 부터 이 책은 인생수업의 저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고난을 보여줌으로써 시작한다. 화재로 인해 자신의 모든 연구 논문과 미술품, 일기장 , 사진 인생의 보물들을 잃어 버린 이 여인의 인생을 보여주며 고난은 언제든 올 수 있고 그 형태가 잔인하리만큼 엄청나고 클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고난이라.
이십대의 마지막줄에 서있는 내게도 주제넘지만 경험했던 고난들이 몇몇 머리위로 떠올랐다. 조금은 특별한(?) 가족형태와 어린시절, 그리고 지금은 추억과 인생공부의 버무림으로 나름 아름답게 기억되는 중고시절의 물질적 고난들, 이런 것들이 떠올랐다. 나는 그것들을 어떻게 이겨내었던 것일까 . 그 당시 이 책을 읽었다면 어떠했을까 . 나는 단지 그 경험들을 시간의 흐름에 맡겼던거 같다. 그리고 책에 나왔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처럼 긍정적 낙천주의 성향을 발휘하여 휘휘 털고 일어났던 거 같다.
윈스턴 처칠은 고난을 이겨내기 위해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그림이 아니었다면 난 긴장을 감당하지 못해 살 수 없엇을 것이다"라고 나와있는 부분이 있다. 고난을 이겨내기 위해 내가 가장 편하게 할 수 있는 것은 무언가 생각해 보았다. 일기? 피아노? 음악듣기? 나는 화가나면 청소부터 한다. 청소를 하면서 열을 식히고 -이것 참 좋은 습관이라고들 한다 - 음악을 크게 틀고 침대에 꼼짝 않고 누워 있는다. 나의 이런 습관도 좋긴 하나 윈스턴 처칠처럼 더 좋아하는 것들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막대사탕의 고난
옛날에 내적치유를 하는 모임에 간적이 있다. 그 중에 자기의 어린시절 상처에 대해 돌아가며 이야기 하는 시간이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버지에 대한 상처가 많았는데, 거의다가 구타와 폭력 이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사람들이라 참으로 놀라고 있는데 한 사람이 나가서 자기 인생의 상처는 자기방에 붙어져 있던 레이싱 걸 사진을 아빠가 뜯어낸 사건이라고 발표하는 것이었다. 속으로 나는 저것도 상처라고 말하는가 하고 몰래 비웃었다.
조금 시간이 흐르고 생각해 보니 사람에게 있어 고난은 상대적이라는 것을 몰랐다는 생각이 든다. 책 속 위인들처럼 대통령 선거에서 낙방해서 느끼는 고난도 고난이고, 7살짜리가 막대사탕을 모래에 떨어뜨려서 잃어버린 달콤함도 아이에겐 큰 고난이다. 누구든 사람의 고난을 함부로 판단할 수는 없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기에 함부로 무시할 수 도 없고 섣불리 '잊어버려'하고 쉽게 말하는것도 좋은 태도가 아닌거 같다.
* 끝까지 패배자는 어찌하나
책에 있는 위인들에 대해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여기 나와있는 처칠, 덩샤오핑, 레이건 등등은 결국 패배를 딛고 일어서서 성공을 맛보았다. 하지만 끝없는 노력끝에도 결국 실패한 인간은 어찌바라 봐야 하는가. 이 책에 이름 석자 나오지 못한 최선을 다해 고난을 짓밟으려 노력한 이들은 어찌하나.
책은 우리에게 고난을 극복하고 이기기 위해 노력하면 좋은일이 생긴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가르침을 주기위해선 긍정적 결말의 위인들을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하지만 이 시대의 최선을 다한 이름 모를 ㅇㅇㅇ에게도 박수를 쳐 주고 싶다는 생각이다. 'ㅇㅇㅇ 은 긍정의 사고를 가지고 살았고 자신과 충분히 대화했으며 가능한 대안들을 찾아서 실행했으나 성공하지 못하고 죽고 말았습니다.' 결말과 관계 없이 우리네 인생은 최선을 다해 인생에 충실하며 사랑하며 열렬히 살았는가에 박수보내고 싶다.
* 흰색을 찾아라
많은 위인들의 일화들이 책에 나와있다. 이들은 인생을 살며 좋은일도 했고 비판받을 일도 했다. 사람은 완벽하지 않기에 이들도 그렇게 살았음에 분명하다. 하지만 이들이 이 책에 이름석자 실리는 이유가 무엇일까. 여기 멀리 동양의 검은 머리를 한 내가 이 사람들의 일화를 듣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의 인생에 그래도 빛나는 부분들이 많았기 때문일 것이다. 검은 색보다는 흰색을 많이 칠했던 인생이기에 멀리서 보면 희게 보였던 것이다.
살다보면 참 맘에 안드는 인간들이있다. (그들도 내가 맘에 안들지도 모른다) 소위 상종하기 싫은 사람들. 이들을 볼때도 이 흰색을 찾아보자는 생각을 해보았다. 이승만, 프랭클, 처칠,이들에게는 흰색이 지나치게 많았다. 하지만 내 맘에 안드는 사람들 속에도 붓털 한끝 칠해진 부분이 눈 씻고 찾아보면 있을 테다. (중요한 사실은 아주 잘 씻고 찾아봐야 한다.) 내일부터 이 사람들의 흰색을 찾아내서 매직아이시켜 극대화 시켜 봐야 겠다. 그래야 그 사람들이 밉지 않을 테니 말이다. 사람이 사람을 미워하면 쓰겠나.
*인생통조림
이 책이 의도 하는 바는 자신의 고난을 어떻게 이겨나갈 것인가. 하는 것인데 나는 타인의 고난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를 더 많이 배운거 같다. 역시 책은 작가의 의도 + 독자의 재구성이구나. 열두명의 인생 통조림에 몇분씩 쏙쏙 빠졌다 나오니 조금이나마 그 맛들이 몸에 배었다. 작가에게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