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살 궁리
김독지 지음 / 일레븐 / 2026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계획 없이 회사를 그만두고, 저자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번개로 네팔 사원의 7박 8일 불교 프로그램에 응모해 명상에 대해 알게되고 전세계 각국의 청년들과 토론하고 때론 침묵하며, 스스로 인생과 인간관계, 일에 대해 성찰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매순간 계획을 세웠지만, 항상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꼈고, 계속 좋은 회사, 좋은 대학을 쫓아왔다. "계획없이 자유롭게 살아야지" 라고 하지만 대책없는 자유를 가진다는 것은 생각보다 저자에게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그냥 누워 있어봐야지 해도, 엄지손가락부터 까딱거리며 무슨 일이라도 벌이고 싶다. 결국 취미대회, 개똥철학 등등의 특이한 번개모임을 하며, 놀지만 놀지 않는 삶을 살아간다. 그뿐만 아니다. 한달동안 아무것도 안하고 독서를 해보기도 하고, 그 뒤로 독서에 빠져 꾸준히 독서를 하고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독서모임, 독서 영상리뷰를 한다. 천생이 BJ인가 싶을 정도로, 자신의 삶에서조차 영상이 없어도 콘텐츠를 도모하고, 사람들을 모이게 만든다. 실제로 드라마PD가 되길 포기하고 계속해서 회사 내 콘텐츠 제작일을 해왔으니, 백수가 된 후에도 그 일의 연장선을 이어간다. 사실 이어갔다기 보단 결국 돌아갔다고 봐야할까. 회사의 콘텐츠에는 자유가 없었고, 개인의 프리랜서 콘텐츠에는 자유가 있어 뭐든 기획할 수 있다는 차이다. 자유는 고통을 동반한다, 소속이 없어 함께 의논하고 안정적인 수익이 있는 영리 공동체에 비해, 모든 것을 기획하고 사사건건 걱정해야 한다. 구독자 수, 조회수, 라이브영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까? 등등. 그럼에도 끝없이 달려온다. 이제 프리랜서 2년차, 결국 그녀의 이야기는 책한권으로 완성됐다. 앞으로 계속 써나갈거지만, 오랫동안 우울증, 조울증을 앓았고, 수익이 없는 집안일에만 장녀로서 매달리는 나에게는 끝없이 자신을 계발하고, 멈추지 못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존경스럽기만 하다. 그리고 항상 자괴감이 들었다. 왜 나는 도저히 계획하지 못할까. 남들처럼 손재주가 있는 것도, 예쁜 콘텐츠를 단기적으로 찍을 수 있는 능력도 없고, 미술에 도전했지만 도저히 재능이 늘지 않았다. "나는 그런 것을 좋아하는 사람" 이라고 최대한 결론을 내려보기까지 했다. 하지만 스스로도, 이 책에서도 느낀다. 재능이란 가지고 있는 능력이 아니라, 언제든 무모해보이는 실행을 과감하게 하여 후천적으로 키워가는 용기라는 것을.

-

🔖 잘 사는 삶이 뭔지, 우선 그것부터 정의하기 어려웠다. 화려한 커리어, 알뜰하게 불린 돈, 만족스러운 연애와 결혼. 다 얻고 나면 잘 살고 있다고 느껴질까? 그때도 여전히 하루하루가 피로하고 불안하다면, 늘 부족함을 느끼며 무언가를 더 원한다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았다. 애초에 접근이 잘못된 걸지도 몰랐다. 무작정 일이나 돈, 연애, 성공을 좇기 전에, 어떻게 살고 싶은지부터 고민해야 했을지도 몰라.


그런 생각에 빠져 있을 떄 나를 태운 버스가 회사 앞 정류장에 도착했다. 그날도 밤늦게까지 일했다. 내 안에 떠오른 질문과 상관없이 하루, 일주일, 한 달이 빠르게 흘러 갔다. '나 잘 살고 있나?' 종종 답을 찾지 못한 물음이 다시 떠오르면 막막한 변화만 꿈꿨다. 몸도 마음도 지쳐가던 그 해 가을, 결국 대책 없이 회사를 그만 두었다. _ 011


🔖 세상에는 각자의 삶을 풀어가는 수만 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나만의 해답지, 혹은 그냥 물음표 가득한 정신 없는 풀이과정이다. 때로는 남의 오답이 내 문제를 푸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하니까. 이제 이 책 밖에서 저마다의 답을 찾아가는 길이 부디 즐겁기를 바란다. _ 28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