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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의 문장들 - 서술의 시대, 논리의 구조를 세우는 글쓰기
강진규 지음 / 파이퍼프레스 / 2026년 10월
평점 :
자기글을 쓰다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에 심취해 마치 자신이 피해자인것처럼, 혹은 영웅인 것처럼 쓰게 된다. 진짜 글은 '위인전' 이 아니라, 읽는 사람이 직접 생각하고 느끼도록 해야한다는 점에서 감명을 받았다. 나는 그동안 '글쓰기를 하면, 마음이 정리된다' 라는 글은 줄곧 봐왔지만 사실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 글쓰기를 하는데도 왜 효과가 없을까 싶었다. 심지어 한창 20대때는 각종 부정적 글을 쓰다가 귀한 다이어리에 추억도 못느끼고 결국 폐기처분했다. 읽으면 읽을수록 암울했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도 마찬가지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내가 내 이야기를 올리면 큰 주목거리가 되지 못했다. 근데 정치인들의 회고록 등의 이야기들을 보면서 크게 반성하게 됐다. 아 자신을 너무 드높이거나 편을 들어도 글의 본질을 벗어나는구나 하고, 그리고 내가 오히려 공감을 얻지 못했던 이유는, 오로지 내 중심에 심취해서 썼기 때문이다. 그것이 나의 이야기고 내가 풀어가려고 시도한 것이라고 해도, 온라인에 올려 남들이 봐주길 바랬다면 읽는 사람이 사고하도록 토스해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며 '글이란 전달의 도구다' 라는 결론을 내렸다. '기록' 은 메모이고, 혼자보려고 남겨두는 거지만 '글' 이란 기록과는 다르다. 객관적인 시선에서 누구나 봐도 설득되고, 읽히는 글이어야 한다. "아 이거구나" 하고 내 편을 드는 글을 만드는게 아니라,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면서 오히려 설득되게 만들고, 의문을 가지게 만드는 것이 잘쓰는 글이다. 그리고 내가 겪은 모든 것을 다 쓸 필요는 없다. 그럴수록 오히려 독자는 혼란스러워진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느낀 바가 뭘까 하고, 몰입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회고록 대필 작가들은 주인공이 전달하길 바라는 모든 사건을 다 적지 않는다고 한다. 독자입장에서 몰입하고 주목될 수 있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 독자의 일인것처럼 입장을 되세겨 보는 것. 그것이 좋은 글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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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프게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이라며 발을 빼는 순간, 독자의 머릿속 토론은 시작되기도 전에 끝나버립니다. 끝까지 밀어붙이는 강한 확신이 독자를 맞서게 만듭니다. 설득에 실패했음에도 오래 기억된다면, 그 글은 이미 제 역할을 충분히 다한 것입니다.
좋은 글은 이런 경험을 선물합니다. 남의 이야기를 읽고 있었는데, 어느새 자기 경험을 떠올립니다.
지금까지 함께 읽은 글들이 모두 그렇습니다. 부모와 절연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내 가족을 떠올렸고, 죽음을 앞에 둔 케네디가의 후손을 보며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했습니다. 조니 킴의 연설을 읽으며 실패와 상처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글은 독자를 설득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끝내 설득하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대신 한 가지는 해내야 합니다. 독자가 책장을 덮은 뒤에도 스스로 질문을 이어가게 만드는 것. 좋은 글은 답을 기억하게 만드는 글이 아니라, 좋은 질문을 남기는 글입니다. 아마 그것이 <뉴요커> 가 오랫동안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일 것입니다. _ 185 ~ 1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