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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달리는 라이더
진동석 지음 / 북랩 / 2026년 8월
평점 :
부산 영도의 단칸방에서 가난하게 태어나 살며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아버지는 지체장애인이자 도박쟁이였고, 어머니는 구두닦는 일을 하시지만 정신지체장애가 있으셨다. 아버지는 도박빚을 계속 만들뿐만 아니라 어머니와 식구들을 때렸다.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아버지가 만든 빚들과 식구들의 정신적 장애들을 본인이 안고 가면서 오히려 가장의 위치가 됐다. 이 이야기들은 믿고 싶지 않을 정도로 끔찍하다. 나는 가끔 "어른이 잘해야지" 라는 말을 한다. 물론 완벽하게 잘할 순 없겠지만 아이들 앞에서 찬물 더운물 가려마시려고 최소한 애쓰기라도 하는 모습 말이다. 그게 식구들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항상 생각한다. 작가가 과거의 일로인해 일에만 집중하고 아이들의 육아와 교육을 아내에게 맡기게 된것처럼 우리 아버지또한 그랬다. 아버지도 어린시절이 불우했고, 우리를 키울때 양육과 경제권을 모두 맡기셨다. 그래서 그런지 그 말속에 아버지의 과거와 작가의 과거가 겹쳐보이면서, 이 이야기들이 어쩐지 남을 보는 것같지 않았다. 그에게 오토바이는 살림살이이자 최고의 취미생활이다. 정비소에서 일해보기도, 자격증을 따보기도, 그로인해 사회적 경력을 쌓아보기도 하고, 어린시절 무면허로 가스통배달과 신문배달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그 시초는 자신의 아버지가 집앞에 주차해놓았던 오토바이였다. 인생의 시작은 작은 우연에서 시작된다. 마치 내가 우리집에서 자라며 750만원어치에 몇천권의 책이 있던 우리집 책장을 보며 자라 이렇게 큰것처럼, 평범한 사람이든 아픔이 있는 사람이든 영향을 받는 건 매한가지다. 무엇보다 그것을 가장 먼저 경제적 수단으로 돌린 작가는 그것말고는 믿을 길도 시작할 방법도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경험하기도 벅찰 정도로 그의 성장기는 악독한 아버지와 엮여있다. 이런 과거를 나보다 한 세대 전 먼저 경험하시며 훌륭한 아버지가 되주려 애쓰는 우리 아버지가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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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낙동강 다리 위로 내달렸다. 가속을 올렸다. 고속 코너에서 오토바이 바퀴가 아스팔트를 긁는 소리가 높아졌다. 손에 땀이 차고, 눈앞에 점점 흐릿해졌다. 다리 아래로 검은 강물이 가로등 불빛을 받아 희미하게 일렁이고 있었다.
'이대로 강물에 몸을 던지면, 모든 게 끝나는 걸까."
하지만 그 찰나, 여러 생각이 주마등처럼 지나며 떠올랐다. 어머니 그리고 어린 시절 함께 자장면을 먹던 나와 여동생. 아무말없이 눈물 흘리던 어머니의 표정. 오토바이로 배달을 하며 숨을 헐떡이는 내 모습. 기름 묻은 손으로 밥을 먹던 그날들. 힘들게 기술을 배워 온 시간. 그리고 새벽 신문을 돌리며 언 손을 호호 불던 그 겨울의 내 모습까지... 떠올랐다.
'이렇게 끝내면 안 되잖아."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손이, 다리가 떨렸다. 그리고 나는 브레이크를 잡았다.
급정거한 오토바이가 미끄러지며 한쪽으로 비틀거리다 넘어졌다. 나는 바닥에 엎드린 채 숨을 헐떡였고,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아스팔트의 냉기가 뺨에 닿았다. 그제야 나는 내가 얼마나 오래, 눈물을 참아 왔는지 알았다.
"그래... 죽을 각오로, 한번 살아 보자."
_ 프롤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