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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해부학 - 완전한 질서 너머 삶의 의미를 찾아서
가브리엘 웨스턴 지음, 김성훈 옮김 / 더퀘스트 / 2026년 9월
평점 :
인간의 장기를 하나하나 되짚으며 그 신비와 진실을 시적으로 파헤친다. 중간중간 자신이 경험한 심장질환과 아들의 뇌수술을 언급하며, 여성의 유방, 생식기에 대해 흝으며 비판을 아끼지 않는다. 해부학, 의학 연구에 여성의 몸이 연구된 건 너무 적고 음란하게 인식되어 오히려 남성의 남근은 추대받았다고. 나 또한 공감하는 부분이다. 직접 경험하는 여성조차도 기타 장기 질환에비해 자기 몸에 대한 지식을 쌓아가기 힘들며, 연구의 부재로 여성질환엔 같은 구조를 가진 여성의사가 편하다. 이 책에서도 남성의사가 여성질환을 다룰때 거칠게 다룬다는 이야기를 썼다. 이는 젠더의 문제보다 공감의 문제에 가깝다. 우리는 우리가 가지지 않은 것에 대해 공감하는데 서툴고 한계가 있다. 그렇기에 조금 더 여성의 성과 쾌락에 대해 깊게 연구될 필요가 있다.
가브리엘 웨스턴의 글은 시적이고 눈을 뗄 수 없다. 장기를 드러내는 과정, 수술의 과정, 메스의 움직임에 대한 묘사가 자세한데도 그것이 불쾌하지 않고 집중하게 한다. 필자도 아주 어릴적 의사를 꿈꿨고, 돈을 잘버는지는 몰랐다. 저자처럼 그저 순수하게 인체가 재밌었다. 도서관에서도 남들이 들춰보지 않는 해부학책에 손대곤 했다. 그렇기에 작가의 시적인 순수함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남들이 호감을 가지지 않는 학문에 가감없이 뛰어들고 연구하는 모습이 경이롭다. 사랑하기때문에 표현또한 그러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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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다 졸업을 앞둔 해에 전환점을 맞았다. 어느 날 저녁 친구네 집에서 몇 명이 어울리고 있었는데, 그 친구의 아버지가 주말을 보내기 위해서 집에 도착했다. 런던의 외과의사였다. 저녁을 억으며 식탁에 둘러앉아 우리는 모두 친구 아버지가 들려주는 병원 생활 이야기에 푹 빠져들었다. 하지만 식탁을 정리하고 다른 친구들은 모두 밖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친구들을 따라 나갈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친구의 아버지가 가방에서 외과학 교과서를 꺼내오겠다고 했다. 그분이 가장 좋아하는 수술 사진이 가득한 책이었다. 나는 그날 밤늦도록 부엌 식탁에 앉아 반들반들한 광택지의 사진을 들여다봤다. 벗겨낸 피부 아래로 근육과 뼈, 종양, 혈관이 드러나 있었다. 내가 해부학을 처음으로 접한 순간이었고, 나는 그 아름다움에 말문이 막혔다. _ 1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