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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야, 이 괴로움도 무상하다니 - 장자와 함께 불안을 걷는 법
염세철학가 지음, 허유영 옮김 / 향기책방 / 2026년 9월
평점 :
'쓸모' 에 대한 철학이라고만 생각했던 장자의 철학은 그것의 큰 범주에는 '에너지의 흐름'이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에만 집중하며 중요한 것에는 에너지를 쓰지 않고 진짜 최선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에너지의 흐름' 이란 변화를 받아들이고 수용하는데 있다. 그러니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 에 대한 이야기다. 장자가 말하는 '에너지의 흐름' 에는 우리가 명상을 할 때 느끼는 영혼의 흐름과도 같다. 몸 안의 호흡과 에너지를 다스리기 위해서는 내 내면에서 조금 벗어나 흐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장자가 말하는 '쓸모' 란 예를 들면 이와 같다. 한 마을에 있는 전통수를 보고 목공은 그냥 지나친다. 제자는 묻는다. "사람들은 모두 저 나무를 주목하는데 어째서 스승님께선 그 나무를 보지 않으십니까" , "(요약하자면) 그 무엇으로도 만들 수 없다" 스승의 꿈에는 그 전통수가 나와 "나는 쓸모없기를 전략으로 선택했다. 그러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나는 이곳에 그저 머물기로 했다" 고 말한다. 한창 '쓸모' 를 생각할 나이, 장자를 접한 예로부터 나는 '쓸모' 에 대해 내가 해온 집착을 계속 생각해왔다. 그리고 그 철학이 무엇이었는가 다시 되새겼다. 아 그렇지 이런 이야기들이었어. 다시금 떠올려본다. 그저 고수가 되고 모두의 쓸모가 되며 무작정 빛나는 것보다 흐름과 나 자신의 안위도 붙잡으며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이처럼 '흐름을 터준다' 라는 사고방식은 '타자를 우선시하는' 윤리관에서 비롯된다. 정원사의 역할과도 같다. 정원사의 임무는 억센 힘으로 나뭇가지를 비틀어 자신이 원하는 모양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식물 전체에 무엇이 부족한지 귀 기울이고, 흙을 부드럽게 갈아주고 물과 거름을 주며 필요한 영양분과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면 열매는 자연스럽게 익어 꼭지에서 떨어진다.좋은 결과가 생기는 것은 우리가 개입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 결과가 저절로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 주었기 때문이다.-🔖 대다수 사람이 이런 성공한 삶을 좇으며 평생을 애쓰고 분투한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피라미드 꼭대기까지 올라가 성공한 사람이 되기만 하면,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고 믿는다. 그때가 되면 비로소 자유를 얻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쉽게 얻고, 어디든 마음대로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늘은 높고 땅은 넓으니 그 안에서 마음껏 소요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그러나 장자는 곧바로 이런 삶은 추구할 가치가 없다고 지적한다.왜일까?이런 삶은 세속에서 정의한 성공이라는 궤도 위에 놓여 있으며, 그것은 단일하고 폐쇄적인 궤도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을 이 좁은 궤도 위에 올려놓고, 누가 더 뛰어난지 우열을 가린다면 애초에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적고, 대부분 실패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우리의 삶이 성공이라는 하나의 잣대로만 규정될 뿐, 그 밖의 가능성을 스스로 선택할 여지는 조금도 남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