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부처의 말이 들리기 시작했다 - 삶을 다독이는 마음의 지혜
정준영 지음 / 김영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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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생의 아픔에 미련을 안두고 이 생의 기쁨과 의무에만 집중하기는 세상이 너무 복잡하고 힘들어졌다. 그래서 우리는 명상을 찾고, 정신과를 찾고, 뇌과학을 뒤져보며, 심리학을 공부하고 그리고 불교를 찾는다. 각자 자신의 종교색이 있음에도 꼭 불교책을 보는 이유는 가장 마음 편한 해결책이어서도 있지만 마치 눈앞에 민들레 홀씨가 날아가고 있으면 마음이 편한 것처럼 불교도 이제 봄철의 민들레 홀씨가 된 듯 하다.

지금의 나만해도 가톨릭보다는 이론적으로는 불교를 찾고, 명상을 애용하며 요가에 관심을 가진다. 가톨릭과 불교의 큰 차이 중 하나는 '우리는 모두 죄를 짓고 산다'는 가톨릭의 교리와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 는 불교의 교리가 정반대로 작동한다는 데 있다.

우리는 모두 죄를 짓고 살고, 죄를 고백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는 우리 자신을 사랑해주고 싶다. 모든 일을 다 감싸고 돌 수는 없지만 매일같이 '내탓이오' 하고 가슴치는 것은 오늘과 내일을 살지 못하게 만든다.

온전히 자기 자신을 느끼기 위해, 공기와 내 마음을 느끼기 위해 우리는 불교를 찾고 정진하고 나아간다. 하지만 일상의 모든 것에서 지혜를 찾기 위해 출가를 할 필요는 없다. 작은 일상속에서 수행의 요소가 있고 깨달음의 요소가 곳곳에 숨어있다는 점에서 불교엔 매력이 많다.

그런 말이 마음에 들어왔다. 100년에 한번 얼굴을 내미는 장님 거북이가 세상에 딱 하나 있는 구멍뚫린 판자에 얼굴이 꽂힐 확률은 얼마나 될것같으냐.

"그럴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세존."

"그것이 인간으로 태어날 확률이다."

인간으로 살기 힘들다고 생각했던 요즘, 이 생이 인간이어서 얼마나 다행인지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나는 이 대목에서 부처의 가르침이 왜 다른 사람들에게 평온을 주는지 조금씩 알아갔다. "너 자체로도 괜찮다" 라는 느낌이, 자신의 존재에 불을 붙이는 듯해 마음의 고요를 불러온다.

오늘 자기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는가.
그 척도를 재기보단 그 마음의 정도를 느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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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한 개의 구멍만 있는 판자를 큰 바다에 던져 넣는다고 하자. 그러면 동쪽 바람은 서쪽으로. 서쪽 바람은 동쪽으로. 북쪽 바람은 남쪽으로. 남쪽 바람은 북쪽으로 판자를 떠다니게 할 것이다.

마침 눈 먼 거북이가 100년 만에 한 번 숨을 쉬기 위해 물 위로 올라온다고 하자. 눈먼 거북이가 그 판자의 구멍 속으로 목을 넣을 수 있겠는가?"

"세존이시어. 그 눈 먼 거북이가 판자에 단 하나뿐인 구멍 속으로 목을 넣는 일은 극히 드물 것입니다."

"사람의 몸을 받는 것도 그처럼 극히 드물다. 여래, 아라한, 정등각자가 세상에 출현하는 것도 극히 드물고, 여래가 설한 법과 율이 세상을 비추는 것도 극히 드물다. 이제 그대들은 사람의 몸을 받았고,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였으며, 여래의 법과 율이 세상을 비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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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 이상 자신을 하찮게 여기거나 어제에 묶여 오늘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인간으로 태어났다는 뜨거운 자부심을 갖고 오직 한 번뿐인 삶의 매 순간을 온전히 살아내야 합니다. 눈먼 거북이가 마침내 숨 쉴 판자를 만났듯이, 우리도 이제 방황을 멈추고 부처님께서 닦아놓은 이 여덟 가지 바른길 위에 당당히 올라타야 합니다. 당신이라는 인연은 지극히 귀합니다. 그 귀한 삶을 팔정도의 실천으로 꽃피우는 일, 이것이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유일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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