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살 우리는 우리학교 상상 도서관
문경민 지음, 이소영 그림 / 우리학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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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고학년 담임을 맡다보면 여학생들 사이의 친구관계 문제를 반드시 다루게 된다. 고학년 남학생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과는 결이 확연히 다른, 고학년 여학생들만의 갈등과 성장 스토리가 있다. 그래서일까, 그 또래 아이들이 겪을 법한 일들을 소재로 한 고학년용 동화 작품이 많이 쓰여지고, 아이들도 그 작품들을 읽으면서 많은 부분에 공감을 하는 것을 보아왔다. 


이 작품도 역시 루미, 보리, 세희 세 친구 사이에서 벌어진 일들을 소재로 하고 있고, 제목부터도 <열세 살 우리는>이었기 때문에 그동안 읽어왔던 사춘기 또래 여자 아이들의 이야기일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단순히 아이들의 일상에서 있을 법한 일들만이 주 재료가 아니었다. 루미와 보리의 부모님의 이야기, 그리고 퍼플 마스크와 세희를 둘러싼 이야기 등 묵직한 사회 문제들까지도 담아낸 동화였다.


주인공인 루미, 보리, 세희는 모두 불완전했고, 또 연약했고, 잘못된 선택을 하는 순간들도 있었다. 하지만 누군가는 끝까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고 부정하며 남을 탓하는 것으로 다른 사람을 상처를 더욱 후벼파는 잔인함을 보여주는가 하면, 누군가는 자기 내면의 두려움과 맞서고 용서를 구하고 자신이 한 일에 책임을 지며 옳은 일을 선택할 줄 아는 용기를 보여주었다. 독자들에게 '너에게도 있을 수 있는 일이야. 너라면 어떻게 할래?' 묻는 듯 했다.


문경민 작가님의 뛰어난 필력으로 무겁고 가슴 아픈 이야기이지만 내 일인 듯 공감하며 빨려들어가 글을 읽어내려갔고, 이소영 그림작가님 특유의 감각적이고 뜨거운 그림체로 인물과 사건들이 더욱 생생하게 살아났다. 이 작품을 추천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멋진 콜라보를 기획한 출판사의 안목도 뛰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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