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더지와 들쥐 : 물놀이 어린이문학방 저학년 4
앙리 뫼니에 지음, 벵자맹 쇼 그림, 이슬아 옮김 / 여유당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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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당 출판사의 <두더지와 들쥐> 시리즈 중 세 번째 책인 <두더지와 들쥐 : 물놀이> 책은 앞선 이야기인 1, 2권을 읽어보지 못한 채 출판사의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만나게 된 책이다. 앞의 이야기를 읽지 않고도 3권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재미있게 읽힐까 하는 우려를 조금이나마 했던 게 무색하게, 막상 책을 읽어보니 3권 자체를 읽고 즐기는 것에 있어 전혀 문제가 없었다. (3권 안에 '물놀이', '대청소', '마음의 길' 이라는 세 가지 이야기가 들어가있는데 이 역시 각각 독립적인 내용을 가지고 있다.)


3권에서 처음 만난 두더지와 들쥐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친구들이다. 초등 저학년을 타겟으로 하고 있다지만 어른인 나에게도 이야기가 너무 재미있고, 무엇보다 두더지와 들쥐 캐릭터가 심히 매력적이다! 둘은 닮은 점 만큼이나 다른 점이 참 많은 서로를 억지로 자신에게 끼워 맞추거나 비난하지 않으면서도 때로는 낯간지러운 말도 서슴지 않고, 또 때로는 가식없이 자기 생각을 전달한다. 모든 가까운 관계에서 필연적으로 그러하듯, 두더지와 들쥐는 의도하지 않게 상대방을 곤란하게 만들기도 하고 이해하기 힘든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부분들이 이 둘의 순수한 우정 안에서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고 오히려 그 우정을 더욱 빛나보이게 하는 반전 요소가 된다.


물론, 어떤 각도에서 본다면 두더지의 자기중심적인 태도가 보편적으로 말하는 좋은 친구의 모습과는 좀 거리가 있을 수도 있지만, 두더지에게 맞춰주고 배려하는 들쥐의 그 마음에는 억지가 없으며, 악의 없이 던지는 두더지의 말과 엉뚱해 보이는 행동을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들쥐와 다른 친구들의 여유있는 모습에서 이들은 서로 충분히 행복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기에 책을 읽으면서도 불편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런 두더지가 사랑스럽게 보이다니, 작가님은 정말 성공적으로 캐릭터를 만드신 듯 하다! 또, 타인과 관계 맺기의 어려움을 알기에 항상 조심하고 '내가 이렇게 행동하면 남은 나를 어떻게 판단할까' 스스로에게 엄격하던 나에게는 두더지의 제멋대로인 듯 자유분방한 모습이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기도 하다.


그림은 또 어떤가. 아름다운 채색에 디테일이 살아있어서 숨은그림찾기 하듯이 그림을 구석구석 찬찬이 뜯어보다보면 예상 밖의 재미있는 것들을 발견할 때 느끼는 묘미가 있다. 재치있는 문장과 찰떡같이 어울리는 재치있는 그림! 아.. <두더지와 들쥐> 시리즈의 1, 2권도 서둘러 내돈내산해서 소장하여 읽고 또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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