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때문에 잠들기 두려워 하는 아이에게..

달님이랑 꿈이랑 - 제2회 사계절그림책상 수상작 ㅣ 사계절 그림책
양선 지음 / 사계절 / 2022년 6월

제 1회 사계절 그림책상을 받은 <내 마음 ㅅㅅㅎ> 그림책을 작년에 구입하여 읽고 나서 사계절 출판사의 이름에 걸맞게 참 좋은 그림책을 발견하고 세상에 내보내주었구나 생각했다. 그러다 올해 제 2회 사계절 그림책상을 수상한 <달님이랑 꿈이랑> 그림책 소식을 듣게 되었고, 이번 책 역시 기대하는 마음으로 만나보게 되었다.

<달님이랑 꿈이랑>은 한 소년으로부터 시작하는 이야기이다. 곰돌이 애착인형을 품에 꼬옥 안고, 예쁜 모빌도 달린 방에서 잠을 자고 있지만, 소년의 방은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이다. 소년은 까맣고 커다란 무언가로부터 쫒기는 악몽을 꾸고 있는 듯 하다. 부모님도 방에 함께 계시지 않고, 곰돌이 애착인형도 함께 쫒기는 신세라 누구 하나 이 소년을 도와주지 못하는 듯 하나, 창 밖에서 노랗게 빛나는 달님이 이를 못 본 척 하지 않는다.

"베개 속에는 꿈이 살고 있대. 나랑 같이 만나러 갈래?"

이토록 꿈(악몽)이 무서운데, 그 꿈을 만나러 간다니. 소년 혼자서는 절대 꿈도 못 꿀 일이겠지만, 둥글둥글 푸근한 몸매에 빛나는 눈을 가진 노란 달님은 소년에게 믿고 따를 수 있는 신뢰할만한 존재인가보다. 소년은 용기를 내어 달님을 따라 베개 속에 있는 꿈을 만나러 가게 된다. 그리고, 꿈이 살던 어둡고 칙칙하던 세상을 소년과 곰돌이 애착인형과 달님이 하나 둘씩 아름답고 환상적인 것들로 채워나가자 괴물 같던 꿈(악몽)도 이런 세상은 처음인 듯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소년을 괴롭히거나 뒤쫒아갈 생각을 잊게 된다.

소년과 곰돌이 애착인형과 달님과 꿈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꿈의 모습 자체도 이제는 검고 털이 북슬북슬한 괴물이 아닌 정겹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변하게 된다. 이제 소년에게 있어서 꿈은 그런 대상이 된 것이다.

소년이 꿈의 세상을 조금씩 아름답게 가꾸어가는 모습이 그림으로 아주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고, 처음에는 악몽으로 등장했지만 나중에는 소년의 마음가짐(혹은 관점)에 따라 180도 다른 모습으로 묘사되는 꿈도 정겹다. 악몽이 두려워 잠들기를 어려워하는 아이에게 이 그림책을 추천한다. 물론 악몽을 향한 두려움이 쉽게 떨쳐지진 않겠지만, 그림책을 읽고 또 읽으며 아름다운 그림 장면을 마음에 새기는 것 만으로도 꿈과 직면할 용기를 쌓아가는 것일테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