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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일 (양장)
이현 지음 / 창비 / 2022년 1월
평점 :
그림책이나 동화책, 아니면 인문교양서적을 읽느라 소설을 읽은 지는 꽤 오래 되었다. 심지어 <아몬드> 마저도 읽어보지 않은 나에게 청춘소설, 성장소설이라니.
책장 구석에서 오래된 졸업앨범을 꺼내보는 기분으로 책을 펼쳤다.
블라인드 가제본이어서 처음엔 작가를 모른 채 책을 읽었다. 어쩌면 이렇게 10대 후반 청소년들의 삶의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했을까, 그 복잡미묘한 감정선을 세심하게 표현했을까 감탄하며 읽었는데.. 온라인서점에 책 정보가 올라온 후에 작가가 궁금해서 찾아보니 <푸른사자 와니니>의 이현 작가님? 동화 작가로 유명하신 작가님이 쓰신 청춘소설이라니~~~ 동화와는 또다른 글맛, 역시나 흡입력 있는 필력에 감동했다.
나의 사춘기 시절, 한번 쯤 교실에서 만나봤을 법한 호정, 은기, 그들을 둘러싼 친구들의 캐릭터가 매력적이고 입체적이며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있을 법한 이야기라서 더 마음 아팠고..
그리고 어쩌면 그들의 모습들 중 일부는 나의 성장기에 거쳐왔던 어떤 고민, 혼란, 설렘, 방황, 두려움, 죄책감, 희망과 닮아있어서 그 때의 나로 돌아가 나의 이야기인 듯 읽는 지점도 있었던 것 같다.
그랬기에 아프지만 성장하는 호정, 그리고 은기와 함께 나 역시 성장통을 겪는 듯 같이 마음이 흔들렸다. 40대에 접어드는 1월, 이 겨울에 이런 흔들림이라니..! 참 특별한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