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찻집 소원우리숲그림책 8
박종진 지음, 설찌 그림 / 소원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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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처음 <고양이 찻집> 이라는 책 제목을 보았을 때 떠올랐던 이미지는 고양이가 찻집의 주인이고 또다른 고양이들이 찾아와 차를 즐기며 담소를 나누는 장면이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찻집의 주인은 연세가 지긋하신 할아버지.


이 할아버지는 나이가 많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평생의 반려자인 할머니에게 맛있는 차를 타줄 수 있는 자신의 특기를 살려 찻집을 열었다. 분명 일을 그만두기 직전에는 직장에서 다른 이름으로 불렸겠지만 이제는 찻집의 사장님이 되어 제 2의 인생을 꿈꾸셨을 것이다. 어째서인지 손님이 하나도 없지만 긍정적인 격려 메세지와 함께 '당신의 차는 정말 맛있다'고 믿어주는 할머니가 계셔서 할아버지는 실망하지 않고 차 만들기 연습을 하기 위해 더욱 실력을 기르는 데 집중한다.


어느 날 가게에 드디어 손님이 찾아왔는데 그는 다름아닌 고양이 손님! 은퇴 전에는 할아버지도 이렇게 양복을 멋지게 입고 서류 가방을 들고 출근하셨던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말끔하게 잘 차려입은 신사 복장의 고양이가 찻집에 왔다. 이 날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할아버지는 향기로운 꽃차를 내어주지만 고양이 손님은 한 입도 맛보지 않고 자리를 떴다. "내일 다시 와 줘요. 내일은 꼭 입에 맞는 차를 만들어 줄게요." 할아버지의 배웅 인사의 진정성을 느꼈는지 고양이 손님은 정말로 다음 날 다시 찾아왔다. 할아버지는 고양이 손님이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차가 무엇일까 고민하여 여러 가지 차를 내주지만 기존의 레시피로는 실패.. 고민과 거듭되는 연습을 거쳐 고양이 손님을 만족시키는 고등어 차 레시피를 완성하고, 고양이 손님은 기분 좋게 차를 마신다. 


첫 번째 고양이 손님 덕분에 입소문이 났는지 다음 날부터 고양이 손님들이 여럿 방문하고, 고양이들도 다 같은 입맛이 아닐테니 고등어 차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여 고양이들을 단골 손님으로 영입하는 데 성공한다. 이로 인해 고양이 손님들로 대성황을 이루고, 고양이들이 차를 마시는 모습을 보고 인간 손님(?)들도 하나 둘씩 이 찻집에 방문하게 되며 할아버지는 계속 행복하게 차를 만드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처음에는 뭘 해도 사랑스러운 고양이와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차라는 소재에 끌렸고, 그 다음에는 할아버지의 나이를 잊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용기와 손님의 니즈를 연구하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열정에 감동했다. 책의 면지는 물론이고 그림책 장면 곳곳에 들장하는 예쁜 찻잔은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고 마치 내가 차를 마시는 듯, 코 끝에 즐겨 마시던 차 향이 맴도는 듯 상상력을 자극하고 시각적인 만족감을 준다. 어느 한 장면 하나 버릴 수 없이 예쁘고 통통 튀는 매력이 넘치는 그림 때문에라도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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