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는 또 다른 마커펜을 들어서 벽에 글씨로(마고가 말했던 방식으로) "엄마가 들어 줄게."라고 말한다.
낙서한 행동에 초점을 맞추고 그게 옳은 방식인지 아닌지를 가르치려들기 보다는, 누구로부터도 충분히 이해받지 못하고 우주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마음껏 쏟아내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서 힘들었을 마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아주는 그 모습이 얼마나 대단하고 존경스러워보이던지!
그런 엄마 덕분에 마고는 우주(여행)에 대한 관심을 건강하게 표현하고 일상에서의 균형을 찾아간다.
무언가에 몰입하는 것, 다른 어떤 것도 다 지루하게 여겨질만큼 푹 빠지게 되는 무언가를 만나는 것은 모두에게 찾아오는 경험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고처럼 우주(여행)에 관하여 몰입한 아이를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이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 이해할 수 없어도 그 자체를 비난하거나 부정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대단히 그 사람을 존중해주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마고의 선생님도, 친구들도 비록 마고의 이야기를 관심있게 들어주지는 못했지만 마고를 부적응 학생이나 이상한 친구 취급을 하지 않았으니까.
거기에서 더 나아가서 마고의 엄마처럼 마고의 관심사 안에서 소통하려고 노력하고, 건강하게 그 욕구를 해소하며 타인과도 어우러지는 법을 알려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이 세상의 모든 마고들은 행복할 것이다.
나는 과연 마고의 엄마처럼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부모와 교사로서의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