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니? Dear 그림책
소복이 지음 / 사계절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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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니?" 

"왜 울어?"


면지에서부터 뭔가 크게 속상한 일이 있었는지 찌푸린 얼굴로 걸어오다 주저앉아 한바탕 시원하게 울고난 뒤 조금은 홀가분해보이는 표정으로 털고 일어난 한 아이가 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울고 있는 사람들에게(아, 물론 동물에게도) 거침없이 다가가서 우는 이유를 물어보는 이 아이 덕분에 이렇게나 다양한 이유로 우는 사람들의 속사정을 나도 함께 들어볼 수 있었다.

자다 깨서 엄마가 옆에 없다는 걸 알고 세상 억울하다는 듯이 엉엉 우는 아이에게서 우리 집 4살의 모습이 보여서 놀라면서도 웃기다가, 진한 그리움, 자책과 후회, 소외감, 두려움, 외로움, 서운함, 무력감 등등 다 큰 어른들을 울게 만드는 사연이 나에게도 있었던 그 어떤 날들이 떠올라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왜 울어?"라는 질문이 마치 나에게 던져진 것 같았달까. 

또, 부정적인 감정 때문에만 눈물이 나는 것이 아니라 너무 사랑해서, 위로받아서, 안도해서 나는 눈물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서 공감이 많이 됐다. 


작가님은 어쩜 이렇게 울음의 다양한 결을 잘 캐치하셨을까! 아이는 아이대로, 어른은 어른대로 주파수가 딱 맞아떨어지는 것 같이 통하는 장면이 최소한 한 장면씩 쯤은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양한 이야기를 책 한 권에 담아두신 것이 대단하다.


그리고, 어쩌면 이 인물들 모두 왜 우는지 물어봐준 아이에게 고맙다고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지나치지 않고, 무시하지 않고, 느끼는 감정을 축소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모두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고 귀 기울여 들어준 그 아이 덕분에 다들 왜 우는지 이유를 속 시원히 털어놓을 수 있었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 앞에서 눈물과 함께 속마음을 다 쏟아놓는 과정에서 그 자체로 위로와 감정 해소가 되었을테니. 독자에게도 "괜찮아. 울어도 돼."하고 말해주는 것만 같은 따뜻하고 고마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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