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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사는 즐거움 - 시인으로 농부로 구도자로 섬 생활 25년
야마오 산세이 지음, 이반 옮김 / 도솔 / 2002년 5월
평점 :
품절
섬에서 25년간을 자연과 더불어 소박한 삶을 살아가며 가진 성찰이라는게 사실 너무 "소박" 하여 다소 실망스럽게 읽었다. 말로, 적절한 글로 표현하지 못할 뿐 농촌에서 자연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수많은 농부들도 이쯤의 생각은 가지고 있지 않을까..
그럼에도 한편으론 실제의 삶과 너무 동떨어져 글속의 현학적인 관념에만 너무 익숙해진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 책에서 느끼는 실망감도 아마 그런 괴리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 생각이 든 때문일까. 책의 후반부는 자연과 더불은 일상에서 느낄수 있는 일체감과 행복감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느끼게 한다. 숲에서 하늘에서 바다에서 조용하지만 역동적인 자연의 호흡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몸을 움직여 일하고 사색하다는 것.. 그것은 어쩌면 결코 사소한 일상의 행복이 아닐 것이다. 인간의 가질 수 있는 최대의 행복이 아닐까..
스스로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 자꾸만 부지불식중에 배타적인 성향을 내면에 키워가며 인간과 자연에 자꾸만 소외되어가는 도시인, 첨단의 현대인들이 결코 가질 수 없는 충실한 행복이 바로 저자가 말하는 여기에 사는 즐거움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