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세계를 약탈하는가
반다나 시바 지음, 류지한 옮김 / 울력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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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모든 문제의 근원은 효율성이란 이름 뒤에 감추어진 그 끝을 알 수 없는 자본의 탐욕이다.

반다나 시바의 글은 인도 자국의 구체적인 상황을 통해 세계의 다국적 기업들이 수천년동안 이어져 내려온 진짜 효율적인 삶의 방식들을 자신들 만의 효율 - 자본의 집중,축적 - 을 위하여 얼마나 잔인하게 파괴하고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반다나 시바가 증명해 내고 있는 이러한 자본의 위선적인 파괴성은 이미 우리의 일상 곳곳을 지배하고 있는 건 아닐까.

거대한 마트들이 들어선 인근에선 소규모 상인들이 몇 십년동안이나 일구어 왔던 삶의 터전을 순식간에 잃고 만다. 수십억짜리 복합사우나는 동네 소규모 목욕탕 수십개를 대신한다.  심지어 십수년 전만해도 부자소리를 듣던 도심지 극장주들은 복합영화관이 들어서면서 설 자리를 잃는다 (토기잡는 여우가 호랑이에게 잡혀먹는 꼴이다)

효율성이란 이름으로 기업들은 성과급제를 도입하고, 구조조정을 하고, 용역업체를 이용한다. 그런데 그건 도대체 누구를 위한 효율인가.  많은 사람들이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큰 사회적인 효율인텐데 가진 자들만이 배를 불리는 것이 효율이 되어 버렸다. 그나마 그 효율은 환경과 문화와 인간정서를 끊임없이파괴시키데 기초하고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런 사회적 메카니즘에 이미 매몰되어버린 내 자신, 우리자신이다.  폼나는 부자들의 드라마에, 스포츠뉴스에, 소모적인 편리함에 매몰되어지는 동안 우리는 스스로를  행복한 삶에서 소외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무심코 혹은 어쩔 수 없이  뛰어드는 경쟁의 대열에 속하는 순간 우리는 파괴적인 자본의 토양속으로 내 스스로를 거름으로 묻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반다나 시바의 글은 먼 곳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결코 멀 수 없는 이야기이다.  왜냐하면 바로 우리의 일상을 반추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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