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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떠나는 남자
로랑 그라프 지음, 양영란 옮김 / 현대문학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오늘 오후 두편의 영화를 보고 한권의 책을 읽는다.. 그러고 보면 확실히 시간은 주관적이다..
영화 두편은 "첫키스만 오십번째"라는 로맨틱 코미디 그리고 5.18을 다룬 "화려한 휴가"다..
이 책 매일떠나는 남자는 첫 영화를 보기전에 몇 페이지를 읽다가 두 번째 영화를 다보고 난 후에 마져 읽었다.. 이렇게 상이한 얘기를 줄줄이 보고 읽으면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몰입하게 되는 걸 보면 나도 한편으로 이 시대에 훌륭하게 적응하고 있는 듯 하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언제나 떠날 준비를 하며, 자신의 소소한 일상에서 아무런 흔적도 남기길 원하지 않는 남자이다.. 언제나 모든 걸 버리고 떠나기 위해 그는 잡다한 소유물도 정상적인 가정과 친구들도 기피한다.. 가끔은 정상적인 삶에 대한 유혹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 "확신에 찬 세계가 줄 것은 편안한 죽음을 향한 야심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국 그는 죽는날까지 떠나지 못한다.. 떠날 준비를 위한 소소한 일상이 오히려 그를 지탱하는 힘이다..
어쩌면 인간에게 변하지 않는 어떤 이념과 실천을 바란다는 것 자체가 망상일 것이다..
인간은 행복해질 수도, 잔인해 질수도, 혹은 열정으로 산화할 수도,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소외되어질 수도 있는 역사의 가능성을 모두 지닌 존재일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인간의 삶은 위대하다.. 그 삶의 신성함은 자본도, 전쟁도, 어떤 권력도 침범할 수 없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