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죽을 때 무슨 색 옷을 입고 싶어?
신소린 지음 / 해의시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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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읽는 모녀 시트콤이 이런 느낌이란 걸 완전하게 알려주는 이 책은 제목부터 신선하고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책의 표지부터 뭔가 파격적인 분위기에 90대 할머니, 70대 엄마, 40대 딸, 모녀 3대의 인생 결산 한판 수다라는 부제목이 정말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일상에서 느낄 수 없었던 재미있는 가족 관계가 이렇게나 즐거울 수가 있는지 정말 대사 한 마디마다 공감이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이 멍청하기 짝이 없어 뇌를 소금에 절아 방사선, 항암치료 받는 동안 싸게싸게 효과류 봐볼라고 소금을 먹얺다고 안 그냐. 몸에 좋다는 소금은 종류별로 사놓고, 너무 짜서 찡그린 표정을 해가믄서도, 암 완치를 위해서, 꾸역꾸역 퍼먹었당께"란 부분이 정말 재밌었는데요, 저자가 이번 일로 느낀 감정은 진짜 제가 느낄 수 없었지만 읽으면서 생생하게 전달되었습니다. '오늘도 얼마나 많은 환자가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고통 앞에서, 심지어는 자신을 해칠 수도 있는 믿음 한 조각을 붙잡고서 잠시나마 위험한 위안을 얻을까. 감사하게도 우리 이모를 통해 나는 또 하나 배웠다. 투병 기간은 삶이 멈춰버리는 시간이 아니라, 삶을 통과하는 과정이라는 것을.'이란 그녀의 위안이 나에게도 큰 가르침이 되었습니다. 또한 아빠의 노동은 작게나마 노부부의 생활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내용도 굉장히 인상 깊게 다가온 내용 중에 하나였다. 엄마의 마지막 집은 엄마가 맘 편히 다 쓰고 가면 좋겠다는 딸의 진심어린 마음이 정말 가슴 속 깊이 전해졌습니다. "그전까지는 '노후'라는 단어가 엄마 아빠의 삶에 끼어들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딘. 그것은 그저 할아버지 할머니의 것인 줄만 알았딘. 내 부모님도 노인 세대가 되어간다는 것, 늙어감은 자연히 맞이할 게 아니라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은 적잖은 충격이었다."란 저자의 생각을 읽으며서 제가 아직 생각해 보지 않은 부모님의 노화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엄마의 소풍, 죽음, 장례식 등에 대해서 딸들을 대표해 글을 써내려가고 있으니 꼭 모녀가 함께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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