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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애
HELENA 지음 / 보름달데이 / 2019년 7월
평점 :
절판
심플한 민트색 표지에 책 이름은 '구애', 에세이가 마치 한 편의 성장 소설과 같았습니다. 지금까지 가슴 속에 얽매여 있던 감정의 소용돌이가 이 책을 읽어가면서 점점 고요해졌습니다. 읽는 동안에 뭔가 애매하기도 하고, 딱히 꺼내고 싶지 않았던 묵혀있던 실타래를 서랍 깊숙한 곳에서 꺼내볼 수 있었습니다. 저자 HELEMA의 글귀를 읽을 때마다 애써 모른 척했던 감정들을 솔직하게 마주볼 수 있었습니다. 남의 감정들에 신경쓰다 결국 스스로의 감정에 안부조차 물어보지 못하였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4개의 문장으로 이루어진 '최선에 대한 변명'이었습니다. 예전에는 내가 노력만 하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 데 지금은 내가 노력해도 정말 내 자신이 바뀌지 않을까봐 두려움이 커졌습니다. 그래서 더욱 노력하지 않으려 발버둥치면서 내 자신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졌을 때 슬플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라고 진정으로 노력했으면 그런 패배자의 마인드가 생각지 않는다고 누군가가 말했던 기억이 떠올라 이 4개의 문장을 계속 읽고 또 읽어 보며 곰곰히 생각했습니다. 내가 실패한 이유가 성공한 사람보다 최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억울하고 현실이 가혹하게 느껴지게 했습니다. 이어서 '무엇이라도 되어야 한다'를 읽으며 미래의 나에 대한 미안함때문에 오롯한 나를 찾기로 했다는 저자의 다짐을 통해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언제나 꿈에 대한 질문에 딱히 잘하는 것도 없고, 특별히 좋아하는 것도 없고, 무엇이 되어야 내가 행복한지에 대해 잘 모르는 내 자신에 대해 두루뭉실하게 답변하곤 했다. 우리는 왜 무엇인가가 되기 위해 그렇게 달려야 하는지 애해가 가지 않았는 데 이 저자의 책을 끝까지 읽다보니 모두들 진정한 스스로가 되기 위해 수 많은 과정들을 거쳐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매년 무엇으로 불리게 될지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제 자신을 찾기 위해 구애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며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