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아 준 '황금 부리'라는 책은 어른이 되어서 꼭 읽어야 하는 동화책입니다. 귀여운 다람쥐 가족들이 황금 호수로 이사를 오는 것으로 시작해 두더지 아저씨가 들려주는 "황금부리 이야기" 속으로 어느 순간 빠져들어갔습니다. 저도 호기심이 잔뜩 생긴 막내 다람쥐처럼 이 책은 저에게 어떤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만나게 해줄까 하고 무척이나 설레였습니다. 그러나 모험을 이끄는 주인공인 어린 오리 포포의 현실은 너무 안타까웠고 매우 현실성이 있어 마냥 따뜻하지는 못한 우화임을 점점 깨달았습니다. 또한 어른들이 읽어도 전혀 유치하지 않으면서 이 책의 작가가 전하는 메시지를 인물들과 사건 과정들을 통하여 알게 된다는 점과 김세라 작가만의 표현력과 전달력이 저의 마음에 쏙 들어서 다음 책은 어떤 이야기할지 무척이나 기다려졌습니다. 학교에서 발레를 못하는 새에게는 물고기 급식을 끊고, 선물이 달리는 숲에서 오리에게 딱 맞는 부츠를 만나고, 뗏목 소녀 션티가 말해준 공장단지로 황금호수의 뗏목을 타고 포포와 달팽이 이오가 모험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되었는데요. 무엇보다 인생의 깊은 의미를 깨닫기 위해 앵무새 시계와 날지 못하는 백조를 구성했다는 것에서 정말 기발했습니다. 이제 날개의 쓰임을 잘 활용할 줄 알게 된 포포의 황금빛 인생을 보며 저 또한 응원과 함께 깊은 감동을 받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시간이 흐르는 곳에서 자신의 날개를 펼치는 것만으로 황금빛 생기가 도는 포포가 신비부츠보다 더 소중한 보물을 찾았다는 것에서 저만의 시간을 찾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오랫동안 생각해보게 되는 소중한 책이었습니다. 저는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굳이 어른이 아니더라도 청소년도 읽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의 시간을 온전하지 못하게 하는 것들을 '토슈즈'라고 여기고 사색에 잠겨 보면 제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토슈즈를 신었는지 가늠도 되지 않았습니다. 우리 안에 앵무새시계가 멈추는 그날 토슈즈를 벗게 되고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걷게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던져야할 것 같습니다. 포포처럼 안주하지 않고 저만의 모험을 시작하기 위해 어떤 것부터 시작할지 기대도 되고 두렵기도 하는데요. 저에게는 과연 신비부츠와 같은 보물들이 존재하는지도 궁금하고, 이 책의 결말처럼 해피엔딩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싶다는 열망이 무엇보다 크므로 저도 먼 여행을 떠나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