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양품 문방구

무인양품 문방구
GB 편집부 지음, 박제이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6월

있을 것 같지만 없는, 필요 없을 것 같지만 있으면 편리한 물건에 대해 MUJI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책을 집어 들었을 때 이미 나는 무인양품에 온 것 같았습니다. 예전에 무인양품의 존재를 몰랐을 때 종합생활용품을 파는 다이소같은 곳이겠지 하고 들어섰던 때를 잊을 수 없는데요. 첫 눈에 들어온 진열 스타일과 상품들을 통해 저의 편견이 금방 사라졌습니다. 심플하면서도 실용적인 상품들을 만들어 진정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꿔왔던 것을 실현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상표가 없는 좋은 물건으로 1980년에 일본에서 설립된 의류, 생활잡화, 식품, 가구, 학용품 중에서 저는 이 책처럼 '문구'에만 집중하고 싶습니다.

일본에서 유명한 제브라, 미쓰비시, 파이롯트 등의 필기구들이 있지만 그래도 무인양품에서 파는 문구류를 추구하는 이유는 쓰기 편하지만 치장하지 않은 느낌이 좋아서일 것입니다. 저 또한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그대로를 이미 느끼고 있기 때문에 더욱 공감했습니다. 또한 이 책은 공감을 넘어 무인양품에서 파는 모든 문구류에 감정이입을 하게 만들 정도로 몰랐던 이야기들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 매우 놀랐습니다. 마치 명품 가방을 소개하는 것처럼 아주 디테일한 소개에 그것을 지금까지 몰랐단 것이 억울할 정도였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사고 싶었던 것들을 뽑아자면 원고 집필용 그림 콘티로 사용하기 좋다고 알려진 '4컷 노트'가 있는데요. 이것을 옷 갈아입히는 노트로 활용하여 의류관리를 더욱 쉽게 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정말 무인양품 사람들만이 낼 수 있는 기발함이었습니다.


또한 '북마크 씰 5색 세트'가 탄생하게 된 스토리를 보면 북마크 씰이 없는 저의 노트나 책을 보면 너무 허전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활용도와 매력도가 엄청 높은 제품이었습니다. 그리고 '버개스 페이퍼 패밀리 캘린더'는 우리 가족에게 꼭 필요한 매니저같은 존재가 될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요. 모두의 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가족 모임을 잡기 편하였고, 반대로 보기만 했던 달력의 역할에서 적는 공간을 만들어 서로의 시간을 존중할 수 있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약간의 감시 기능도 있겠지만 충분히 사용 빈도가 높은 아이템이기 때문에 우리집 달력을 당장 이것으로 바꾸고 싶었습니다. 이 외에도 '무인양품 문방구'에 대하여 고르고, 쓰고, 수납하고, 즐기는 모든 것을 적어 두었기에 책의 마지막 장까지 흥미롭게 읽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사람을 생각하고 지구를 배려하는 제품마다의 스토리에 눈을 뗄 수 없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