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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데모 - 데모하러 간다 ㅣ 아무튼 시리즈 63
정보라 지음 / 위고 / 2024년 3월
평점 :
📍 한줄평.
읽기 전으로 돌아가기 힘든 책이 있듯이 알기 전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작가가 있다. 정보라가 나에게 그런 존재다.
시작은 단순 호기심이었다. 한 인간에 대한 호기심.
지난주 금요일(14일) 책방 밀물에서 열린 정소연x정보라 소설가 북토크에 참석했다. 이전까지 작가의 이름만 알뿐 그녀의 책을 읽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최근 구매한 책이 너의 유토피아 였기에, 그게 이유였다.
북토크에서 내가 기억하는 건 신작도, 작품의 세계관도 아닌 정보라 작가의 일상이었다. 시위, 집회, 비정규직, 대량해고 등등. 길지 않게 중간중간 언급되었지만 그게 시작이었다. 이 작가의 작품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정보라 작가를 떠올리면 '저주토끼'를 많이 떠올릴 것 같다. 이 책으로 부커상 후보에까지 올랐으니. 하지만 나는 다른 시작을 선택했다. '아무튼, 데모'. 책 디자인 붉으스름한 게 주제에 잘 맞아 보인다. 자고로 혁명의 퍼스널컬러는 붉은 색이지 ㅋㅋㅋㅋㅋㅋ.
책은 '준비물'이라는 글로 가볍게 시작한다. 시위, 집회에 참석할 때 생명과 안전이 가장 중요한 일이기에 가장 앞에 싣지 않았을까. 그 뒤로 이태원, 세월호, 전장연 관련 집회, 행진, 오체투지 등등 저자가 참여한 시위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북토크에서 언급했던 시위 내용도 더 자세히 들어있어 인터넷으로 찾아보면서 읽었다.
어떤 책은 그 책을 읽기 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게 만든다. 나에게는 사회과학 책이 그러한데, 이 책은 에세이로 쓰인 사회과학 책같다. 그렇다면 읽기 힘들고 지루한가? 전혀 그렇지 않다. 여러 집회 속 비하인드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은데 이걸 따라 가다보면 우리나라의 인권 역사? 변곡점들을 톺아보는 기분이 든다.
『아무튼, 데모』를 읽고 작가의 인터뷰도 몇 개를 찾아 읽어봤는데 글로 투쟁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깊게 받았다. 얼마 전 읽었던 『책 고르는 책』에서 손민규 저자가 정보라 작가를 응원하고 싶다는 말을 했는데 왜인지도 알 것 같다. 나도 읽어서 응원해야지!!!
정보라 작가의 대표작으로 볼 수 있는 『저주 토끼』로 입문하는 것도 좋겠지만 저자의 글이 지향하는 방향을 느껴보고 싶다면 『아무튼, 데모』를 권하고 싶다.
📢 TMI.
정보라 작가는 『저주토끼』로 2022년 부커 상과 2023 전미번역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신작 『너의 유토피아』는 3대 SF 문학상 '필립 K. 딕 상' 후보에 올랐다.
'너의 유토피아'는 2021년 출간된 '그녀를 만나다'의 개정판이다.
📚 연장 독서
《저주 토끼》,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너의 유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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