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생활>본인이 잘났다는 것을 알고 자기 잘난 맛에 살아가는 선우현. 친구들이 장난을 친 러브레터에 속고 거기에 오해가 겹쳐 발신인이 연수라고 철썩같이 믿게 됩니다. 그리고는 “나는 내가 남자한테도 통하는 줄 몰랐어.”라는 좌절의 대사를 내뱉는데.... 시작부터 캐릭터성이 너무 확실해서 웃음이 나왔습니다.그 후 연수의 마음을 포기시킨답시고 이런저런 뻘짓을 계속 하지만, 연수의 시선은 차갑습니다. 심지어 현의 이름조차 잘못 알고 있기까지.... 그조차도 자신의 관심을 사기 위한 수작이라 여기며, 현의 왕자병은 점점 중증이 되어가고 삽질도 그에 비례해서 심해집니다.오해와 착각이 계속 반복되는데 그 중 가장 재밌던 하나를 발췌합니다. “누구랑 있었는데 이런 냄새가 나?”“나는 내 거에서 다른 냄새 나는 거 싫어.”여기서 ‘내거’는 현이 빌려간 연수 본인의 체육복이고 ‘냄새’는 담배냄새를 말하는 거지만... 현은 그걸 전혀 모르고 있죠.. 오해를 할 수 밖에 없습니다.대화의 핀트가 너무 안맞는 둘입니다.서로 오해하고 자기 맘대로 생각해버리는 것이 소소한 웃음을 자아냅니다.(오해한 상태로)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서로를 알아가다가 현은 연수의 꿈을 꾸기까지 합니다. 그에 연수와 담판을 지으려하는데, 그 자리에서 러브레터를 연수가 보내지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단단히 충격을 받습니다. 아쉽지도 않고 좋아하지도 않는다고 거듭된 자기부정을 해보지만 실패하고 맙니다.이후에 마음을 자각한 연수가 좋아한다 좋아하지않는다 꽃점을 보는 장면도 귀여웠고, 고백의 순간의 떨림을 토할 것 같다는 느낌으로 표현하는 아이들은 처음이라 이 장면에서도 한참 웃었네요. 그야말로 청춘, 유쾌한 단편입니다. 짧은 분량임에도 둘의 캐릭터가 확실하기에 더욱 생동감있게 느껴졌습니다.
예전에는 못 느꼈던 부분인데....세월이 많이 흐르고 저도 많이 변했는지 감상 또한 다르게 다가옵니다.예전엔 미처 체감하지 못 했던 일본소설 감성이라는 것이 자꾸 의식이 되고,같은공기의 주인공은 상종 못 할 유형이라는 생각만 들고,교차로의 감정선은 굴곡이 충분치못하다 느껴집니다.추억으로만 남겨놓을 것을...
스핀오프의 전작인 <사랑하는 나의 귀신님>을 읽을 때엔 전혀 생각하지 못 했던 커플입니다..그래서인지 반가우면서도 낯설고, 새로운 캐릭터들처럼 느껴지고 그렇네요.친구 둘이서, 술김에 작성한 계약서가 이야기의 발단입니다.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우격다짐식으로 계약을 수행해가다가 얽히게 되죠.중2병스러움도, 사춘기의 고뇌 같은 것 없이 마냥 파릇파릇한 주인공들이라 시종일관 유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