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실 언니 - 양장
권정생 지음, 이철수 그림 / 창비 / 2001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나와 같은 세대들은 전쟁이란 아픈 역사를 피부로 실감하지를 못한다. 그래서 분명 6.25라는 전쟁이 이 한반도 에서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몽실언니'와 같은 책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은것 같다.

몽실이라는 인물을 보면 '인간은 공평하다'란 말에 대한 의구심이 생긴다.
인간이 공평하다니, 그건 세상살기 편하라고 하는 소리가 아닐까. 이곳에 나오는 몽실이는 가난을 참지 못해 남편을 버리고 새로운 살림을 시작한 어머니의 딸이다. 물론 몽실역시 어머니의 딸임은 분명하지만 얼굴도 모르던 낯선 곳에서, 더군다나 '전남편의 자식'이라는 조건속에 누가 그를 진심으로 환여을 했겠는가.

결국 좀더 배부른 생활을 위해 갔던 그곳에서 다리만 다쳐 불구가 되어 돌아온 몽실이 에게는 더 험한 일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자신의 친아버지를 만나고, 마냥 착하기만 한 새 어머니를 맞이한 몽실에게 그런 사소한 행복은 분에 넘치는 것이라는 신의 분풀이라도 시작 됬는지, 동생 난남이가 태어나자 마자 새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본격적으로 시작된 전쟁통에 아버지 까지 군대로 가고... 몽실이는 말 그대로 의지할 곳 하나없는 천상고아가 되버렸다. 그런데도, 인간이 공평하다란 말이 나올까, 적어도 이 말을 처음 한 사람이 '몽실'의 입장이었다면...

'몽실이'는 분명히 당시의 사회에서는 부모없는 고아에 어린 동생까지 딸린, 사회적인 지위는 고사하고 당장 먹고 살 양식조차 없는, 전쟁때 생긴 수많은 골칫거리 중의 하나였을 것이다- 물론, 천대거리도.

하지만, 오늘에 와서야 이이야기를 읽고, 눈시울이 붉어지며 온몸에 돋는 소름을 느끼는 것은, 분명 그녀의 삶에서 느껴지는, 지금은 찾을수 없는 그 어떤 무언가의 가치가 나의 가슴에 와 닿아서가 아니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지 소담 베스트셀러 월드북 45
펄 S.벅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199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나에겐 단 한가지라도,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듯해 지는 것이 있을것이다. 펄.S.벅의 '대지'란 작품에서 등장하는 왕룽이라는 인물에게 있어선, 앞의 것과 같은것이 '땅'이었다. 모든 생명이 시작하고, 그것의 숨이 다하면 다시 돌아가야만 하는. 왕룽은 본디 가난한 농부의 잘날것 없는 아들이었다. 그에게 형제들이 있었음은 분명하지만 생사를 알수 없었으므로, '늙은이'라고 불리우는 왕룽의 아버지는 대를 이어받은 가난함 속에서 찻잎한장 넣기 벌벌떠는 왕룽에 의해 모셔진다.

이야기는 어찌보면 소심한 농사꾼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왕룽의 결혼하는 날 부터 시작된다. 그의 새로운 인생을 암시하듯이- 그의 처는 '오란'이라는 곱지도 밉지도 않은 성내 황부자댁 종이었다. 원래 왕룽의 처지가 보잘것 없던지라 아무리 부엌대기만 하고 있었던 신분낮고 미천한 종이라 해도 왕룽에게는 감지덕지 했다. 하지만 오란과 함께 새로운 가정이란 것을 꾸려나가게 된 왕룽은 난생 처음 자식탄생의 기쁨도 맛보고, 살림이 점차 펴나가게 됨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마침내 수없이 많던 은전을 그가 아내를 맞이하던 그날, 황부자댁 문지기에게 조차 무시를 당했던 그 때를 생각하며 서서히 몰락의 길을 걷고 있던 '황부자댁 땅'과 바꾸게 되고, 이 때부터 땅은 그의 분신이요, 생명이 되었다.

여기서부터 펄벅의 이야기는 한없이 거친 길을 내달리기 시작한다. 연이은 흉년에 따른 마을의 굶주림, 결국 왕룽역시 먹을것이 풍족하다는 남쪽으로 함께 떠나게 되고, 하루벌어 하루먹는 삶을 간신히 연명하며, 어린 천치딸을 그의 부인의 처지와 같게, 팔아버릴 생각도 하면서... 하지만 왕룽, 그에게는 땅이 있었다. 어떤 금은보화도 부럽지 않은, 그의 모든것인 '땅'이.

결국 그는 이 모든것을 기반으로 삼아 드디어 땅 뿐만아니라 바라는건 모두 할수 있을 정도의 갑부가 된다. 하지만 그는 그곳에서 진정한 행복감을 맛볼수 없었으니...

왕룽, 그에게 있어선 땅은 어머니요, 인생의 터전이었으니- 땅을 그냥 밟는 정도에 그치지 않는 우리에게는 왕룽의 그러한 사방으로 꽉 막힌듯한 처사가 마음이 들지도 않을 수가 있다. 또한 그의 부인 오란도, 남편에게 '사랑한다'는 말 한번 들어본 적도 없으면서 죽을때까지 왕룽에게 헌신하고 받든것이 답답할 정도의 그러한 여자였다.

아무리 이 책이 펄벅에겐 노벨상 수상의 영광과 명예와 부를 안겨다준 책이라 할 지라도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겐 답답할수 있는 부분도 참 많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등장인물들에 대한 공감같은것은 어쩔 수 없었다. 땅을 믿고, 땅에 의지하고, 땅을 그 무엇보다 사랑하며, 죽어서도 땅을 지켜주고 싶은 천상농군 왕룽의 삶이 애처로워서 였을까. 그렇게도 묵묵히 남편 곁과 자식 옆만을 지켜온 오란의 마음에 가슴이 시려서 였을까.

내 발밑의 대지가 왠지 특별하게 느껴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본을 위한 변명
고자와 야스노리.요시모토 하지메 지음 / 푸른나무 / 2002년 6월
평점 :
절판


원래 저는 역사나 한 나라에 관련된 책은 잘 보지 않는답니다. 그런데 얼마전 우연히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고 평소의 습관과는 달리 이번에는 왠지 이 책에 '끌리는 느낌'을 받았답니다. 그래서 읽게 되었죠.

사실, 책의 내용은 책의 제목과는 그리 큰 상관은 없는것 같아요. 읽으면서 정말 '객관적인 글'이란걸 알았거든요. 그래서 그 이유를 궁금히 생각해 봤더니 저자가 처한 환경에서 찾을 수 있었답니다. 보통 우리나라나 일본에 관한 글은 서로 상대방의 나라에 대해 글을 쓰면서 약간은 비판적인 시선으로 보는 경우가 많은데, '일본을 위한 변명'의 글쓴이는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인 부인과 함께 현재 한국에서 살고있는 '반은 한국인'인 셈인 일본인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중립적인 입장을 지킬 수 밖에 없었나봐요.

이러한 저자의 중립적인 글은 독자들로 하여금 정말 객관적인 글을 읽는것이기 때문에, 정확한 지식을 습득할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글을 읽으면서 약간은 교과서 같다는 느낌을 줄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는것 같아요. 하지만 국사 교과서처럼 '이게 다 외울것'이라는 부담 없이 읽을수 있어서 내용도 훨씬 더 잘 들어오구, 일본에 대해 평소 알고싶어하던 것들이 주제로 잘 짜여져 있어서 무미건조한 딱딱함은 찾기 힘들답니다.

진짜 일본의 모습을 알고, 이제야 말로 진짜 자신의 의견을 결정할수 있는 책인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춘문예 당선소설작품집 2002
가백현 외 지음 / 프레스21 / 2002년 1월
평점 :
절판


별점을 주는데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다. 분명 신춘문예 당선작들은 많은 사람들의 객관적인 눈에 의해 그 가치가 인정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순전히 나의 주관적인 의견만으로 별점을 줘도 될까.

결론은 '섞어서'. 그래서 나온 별이 세개이다. 이 책을 이해할만한 충분한 문학적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참신한 작품이군!!'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고 빠져서 보겠지만 나같이 평범한 사람에겐 아무리 읽으면서 앞장을 뒤적여봐도 작가가 무엇을 의도해 이 글을 썼지 하는 기초적인 문제부터 파악하질 못했으니 말이다.

그만큼 이글을 독특하면서도 어렵다. 이 책의 장점은 이곳에 실린 작품은 그만큼의 '도전성'이 들어간 것들이기 때문에, 단편소설을 하나하나 읽으면서도 탄탄한 스토리를 가진 소설 한편을 다 읽은것 같은 완성도와, 독특한 소재를 통한 재미를 느낄수 있다.(상업성이 아닌 작품성에 의존을 했기 때문에.)

반면, 이같은 장점들 때문에 어쩌면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지를 못하게 되는 단점이 있을수도 있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국화꽃 향기 1
김하인 지음 / 생각의나무 / 2000년 6월
평점 :
품절


언젠간 이런 궁금증이 생긴적이 있었다. '왜 노래가사나 드라마 내용은 전부 '사랑'에 관련된 거지?'라는. 여러사람들의 말을 들은 끝에 난 '사랑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 이니깐.'이라는 결론을 내릴수 있었다.

이 책 역시 주인공인 미주와 승우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람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흔히들 '최루성'이라 하는 그런 슬픈 사랑이야기를. '나무는 한 번 자리를 정하면 절대로 움직이지 않아. 차라리 말라 죽을지라도 말이야. 나도 그런 나무가 되고 싶어. 이 사랑이 돌이킬 수 없는 것일지라도......' 라는 승우의 절실한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소설의 중심이 되는 미주와 승우의 사랑의 시작은 승우의 일방적인 마음에서 시작되었다. 미주를 처음본 지하철에서의, 미주의 머리카락에서 나던 국화꽃 향기를 느낀 순간부터의 일방적인 마음.

국화꽃 향기란 제목이 어디서 나왔을까. 이 책이 한창 인기를 끌던 무렵 신문에 난 광고를 보고 든 생각이었다. 단순히 아름다운 꽃의 이름을 따서 사랑이야기에 걸맞는 그런 예쁘장한 이름을 지으려 한걸까, 아님 그 제목속에 진짜 깊은 뜻이 담겨져 있는걸까.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은 나는 이제 그 제목에서부터 '슬픔'이라는 것이 뭍어나오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