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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ays of Grace (Paperback, Reissue)
Linda Francis Lee / Ivy Books / 2002년 8월
평점 :
잭은 어린 나이에 아빠와 남편으로서의 실패한 과거로 인해,
현실에서 하드코어한 의사라는 직업에만 메달릴 뿐
새로운 '관계'에 대한 깊이를 두지 않으려한다.
그런 그가 아이를 사랑하고 가정적인 그레이스와 그녀가 임시 보호하게 된 아이를 키우며
다시 하나의 공고한 가정을 꾸리기까지 결과적인 해피 엔딩보다는 과정에 더 오래 치우친 책이다.
그래서, 무게로 치면 처음이 가장 깊고 갈수록 가늘어지는 깔대기와 같다.
그러나, 어쩌면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 - 는 당연하기 때문에
그 처음과 중간이 더 진중해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일 수도 있고,
처음과 중간이 많이 진중하기 때문에 끝의 결말은 조금 스리슬적 넘어간 것 같을 수도 있겠다.
무엇보다 잭의 실패, 아픔, 그런 것이 많이 이해되고 슬펐으며 안타까웠다.
동시에 그레이스가 혼자 자립하고 아이를 맡게 되기까지의 성장도 지켜볼 만 했다.
그레이스의 상황 - 약혼자가 자신의 여동생의 절친과 꿍스하는 벗겨진 엉덩이를 결혼 당일날 보게 된 것.
그래서, 아무 말도 없이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식장을 벗어나게 된 일.
하루 종일 방황하고 여전히 웨딩드레스를 입고 본인의 아파트 앞에 앉아 멍때리던 일.
그녀의 모습을 발견하고 역시나 같은 아파트에 사는 잭이 뭐에 홀린 듯 그녀에게 다가가게 되고 원나잇을 보낸 일.
그레이스는 잭이 본인의 아파트 거주민임을, 그가 의사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모르는 이와의 원나잇'은 아니었지만,
잭은 그녀가 신기루처럼 훅 나타났다 사라졌으며 윗층아래층 거주민인 것도 몰랐으므로
'모르는 이와의 원나잇'이었다는 것.
그렇게 시작된 인연이, '같은 아파트'에서 살기 때문에 자주 부딪히고
그레이스가 임시로 아빠 친구의 아들의 딸을 보호하게 됨으로써 또 잭에게는 상처를 되새김질하게 된 계기가 된다는 점.
두 어른이 자신의 과거를 밟고 일어서서 moving on 하는 모습이 참 좋았다.
상황이 재미(?)있게 돌아가다 보니, 어느 새 끝장을 다다르게 되었던.
남녀의 상황이나 진행하는 스토리가 레이첼 깁슨 식의 구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며
단기간에 참 빠르게, 흥미 돋게 읽은, 책.
린다 프랜시스 리- 처음 접하는 작가이고, 우연히 알라딘 중고에 오른 것을 겟한 것인데
감정에 충실하고, 남자와 여자가 각각 독립적으로 강한 객체들이라면, 그녀의 책 계속해서 볼만하겠다는 생각.
다음엔 그녀의 어떤 책을 볼 것인가?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