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과 스테이크
황진순 지음 / 발해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내게 유일한 사치고, 위험한 허영인 서강우. 넌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이야.

 

제목에 끌리지 않아서 그냥 두고 본 책 - 읽고 난 후에는 '왜 이제 봤지?' 싶게 재미가 있었다.

내 게으른 추석 연휴를 유일하게 달궈 준 책이라고나 할까?

 

이 책은, 목차가 참 인상적이기도 했다.

 


 


  • 마른나무에 물이 날까
  • 부엉이 셈 치기 식이다
  • 새가 보고 싶거든 나무를 심어야 한다
  • 말 속에 말이 들어 있다
  • 숫돌이 저 닳는 줄 모른다
  • 돌도 10년을 보고 있으면 구멍이 뚫린다
  • 쌍가마 속에도 설움이 있다
  • 작년에 괸 눈물이 금년에 떨어진다
  • 기둥을 치면 대들보가 흔들린다
  • 나중에 난 뿔이 우뚝하다
  • 양지가 음지 되고, 음지가 양지 된다
  • 덜미에 사잣밥을 짊어졌다
  • 김 안 나는 숭늉이 더 뜨겁다
  • 뿌리 깊은 나무는 가뭄 안 탄다
  • 무는 개는 짖지 않는다
  • 어느 구름에서 비가 올까
  • 귀 장사하지 말고 눈 장사하라
  • 바는 가는 데 실 간다
  • 무쇠도 갈면 바늘 된다
  • 정성이 지극하면 돌 위에 풀이 난다
  • 지성이면 감천이라
  • 마루가 높으면 천장이 낮다
  • 마른하늘에 날벼락 친다
  • 뿌리 없는 나무에 잎이 필까
  • 완결. 새우 그물에 잉어가 걸렸다

 


 

그 속 뜻을 왠지 기대하게 만드는 목차로 인해 내용과 연결하여 의미를 찾기도 했다.

 

생계를 위해, 아버지의 빚을 갚기 위해, 어린 동생들의 미래를 위해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라면과 김밥' 분식집에 매달려

자신의 삶을, 자신의 귀한 20대를 모두 잊고 살아가는 미선.

그리고 자신을 혹 부담스러워할까봐 엄청난 부자인 배경을 숨기고, 분식집 앞에 최고급 스테이크 전문점인 '오타쿠'를 운영중인 강우.

 

이제 미선의 나이 32살에, 자신보다 4살이 어린 - 그렇지만 자신을 10년동안 한결같이 사랑했다고 절규하는 강우를 돌아보게 된다.

 

넌 어려. 넌 남자가 아냐. 대학은 안가니? 군대나 갔다오지? -

그냥 흘려 말한 그 한마디들이 강우에겐 삶의 지침이 되고 방향이 되고 상처가 되고 도움이 되었던 것을,

강우가 '널 사랑하는 마음을 누르느라 내 심장에는 사리가 생겼어'라고 말할 때까지도 몰랐다.

아니 알면서도 모른 척 했는지도, 알았는데 외면했는지도..

 

이후 서로의 사랑을 인정하고 상대방에게 고백하게 된 후, 자신의 인생에 상대방 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공언한 이후

둘의 사랑은 거칠 것이 없다.

물론 강우와 미선을 각각 짝사랑하는 악조들(?) 때문에 트러블이 생기긴 하지만

워낙 둘이 강건하게 커넥션 되어 있기 때문에 흔들림 없이 마지막까지 해피 엔딩.

 

라면과 스테이크, 몸살, 사랑은 장마다 - 의 시리즈라는데, 몸살은 좀 읽다가 말았고 사랑은 장마다는 아직 -

하지만 라면과 스테이크가 워낙 재미가 있었기에 조만간 다시 도전을 할 것 같다.

황진순 님 책은 중박이상이라는 진리를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기회.

 

연하남이 이렇게나 굳건하고 믿음직스럽다면, 누가 연하남을 좋아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

그것도 10년을 한결같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소중히 보듬어주는 지극정성인데.. 말이야.

최고급 중형 세단을 사서 처음 그녀를 태우며, "우리 차야." 라고 말해주는 남자라면 - 연하든 뭐든 상관이 있을 까닥이 없겠지?

 

나에게 깨끗한 절판책이 있어 너무 기분이가 좋았다.

절판이라고 해서 다 재미있는 것은 절대 아니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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