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의 봄이다
박주미 지음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25살 동갑내기.

너는 내 예쁜 동생의 얼굴에 반해, 좋다고 집으로 쫓아온 한심한 남자였고,

난 그 동생 대신 진드기를 떼어내기 위해 집 앞으로 씩씩하게 나간 언니였어.

 

우리가 이렇게 사랑하게 되고 결혼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너로 인해 내가 행복해서, 나로 인해 네가 행복해서 .... 다행이야.

 

- 너.나.봄.의 준희에 빙의된, alicia -

 

 

 

정말 오랜만에, 잔잔하면서도 현실적이고, 나 자신을 충분히 몰입하게 만든 소설을 만났습니다.

너.나.봄을 읽으며, 난 준희가 되고, 훤이와의 사랑을 통해 첫사랑을 떠올리고 20대 첫사랑이 무엇이었을까 다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가족을 생각했습니다.

나에게 가장 큰 약점이자 나를 가장 아프게 함과 동시에 그 무엇보다 가깝고 사랑하며

나 자신을 다 희생하게 만들어도 당연한 만큼 가까운 존재.

그 가족으로 인해 상처받고, 외면하려해도 그럴 수 없이

결국엔 사랑이라는 이름 안에 다시 뭉치게 되는 그런 이름 - 가족.

 

준희와 훤은, 그렇게 서로에게 전혀 황당한 남남에서, 없으면 죽을 것 같은 사랑이 되고, 서로를 한 몸처럼 여기는 가족이 되었습니다.

 

 

1단계. 그녀석은 방아깨비, 나는 철지난 고사리

얼굴이 안 예쁘면 성격이라도 고와야지. 계집애가 철 지난 고사리를 꺽어 먹었나 왜 저리 뻣뻣해? - 훤

약을 쳐도 안 떨어지는 진드기인 줄 알았더니 다리가 제법 긴 것이 방아깨비 정도는 되려나? - 준희

 

2단계. 철 없는 그녀석, 나보고 책임지랜다

너는 전혀 어른스럽지가 않아. 어랜애처럼 떼쓰고 투정부리고... 그런 널 뭘 믿고 남자로 봐 달라 소리야? - 준희

네가 가르쳐 줬잖아. 혼자는 홀가분한게 아니라 외롭고 쓸쓰한 거라고. 그러니까 너는 끝까지 내 옆에 있어야 해. - 훤

 

3단계. 천국이 한 발짝 다가왔다

이토록 행복한 순간이 그녀와 함께라서 감사했다.

그저 단순히 남녀가 만나 이루어지는 화학적 반응이 아닌 사랑이라서 더 좋았다.

"사랑해."

"바보. 알았다니까."

"그래도 사랑해."

"나도. 나도 같은 마음이야."

 

 

사랑이란 말로밖에는 표현이 안되는 마음. 백번이고 천번이고 말해도 다 비워지지가 않는 벅찬 감정.

어쩌면 잘난 거 하나 없는 평범한 그들의 사랑이 그게 뭐 별거인가 싶기도 하겠지만,

우리네 삶과 너무나 꼭 같아서, 너랑 나의 모습이 딱 그정도인 것 같아서 더 크게 깊게 넓게 다가온 책이었습니다.

 

너.나.봄.

나, 너를 2011년 내 최고의 책 중 하나로 일단, 가장 먼저 높은 자리에 올려 놓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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