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라기 공원으로 간 옴므파탈 1
아게하 지음 / 발해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두껍고 큰 책이 처음부터 끝까지 얼마나 호흡이 긴지,

읽는 내내 조금은 힘겨웠는데,

여운 또한 너무 길어서,

읽은 후에도 내내 생각나는 주락과 효원이었다.

 

문장이 길어서가 아니라, 읽는 동안 동화되는 감정들이 너무 버겁고 무겁고 더디고 아팠기 때문이다.

 

이 책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간단히 설명하기가 참 힘들지만..)
22살 주락-의 성장기 소설이다.

지독히 쓴 첫사랑을 경험하고,

그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해 발버둥 치던 주락에게

너무 오랜 동안 그녀를 사랑했다는,

정말 어른 같은 연하남 장효원이 나타난다.

 

다시 사랑을 하게 되고, 효원이 없인 살 수 없는 주락이 되지만,

어느 날 다시 그림자를 드리운 첫사랑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자꾸 자꾸 힘들어지고, 뒤돌아보게 된다.

 

난, 이 책에서 누구 하나 밉지 않았다.

그녀에게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고 떠나간 한시영도 밉지 않았고,

자꾸만 효원에게 못된 사람이 되는 주락도 밉지 않았고,

주락에 대한 잘못된 보호정신을 가진 오빠들도 밉지 않았다.

 

나름의 방식으로 사랑했고,

시간이 필요했고,

거리가 필요했던 것 뿐이니,

누가 잘못했고, 누가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옳다고 생각한 대로 행동했고,

상대방을 위한 방식이라고 믿고 행동했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선인이고, 모두 욕을 먹어선 안되는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피엔딩으로 끝났음에도,

참 가슴이 많이 아팠던 소설.

 

이북으로는 새드엔딩이라고 하는데,

어떤 귀인의 도움으로 또 그 새드엔딩 또한 볼 수 있게 되었지만,

내 마음이 아직 차분하게 다져지지 않아져서

어떻게 언제 봐야할지 마음이 벌써부터 아프다.

 

참, 멋있는 연하남이 나오는 주라기공원으로 간 옴므파탈.

처음에, 크큭- 이라는 의성어의 남발로 좀 읽기가 불편했지만,

그것이 바로 스무살의, 대학생의 웃음이라는 것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어른이라고 생각하고 한없이 힘겨울 그 나이,

조금 더 지나면 더 차분하게 뒤돌아 볼 수 있을 그 순간들.

 

스무살과, 스물 두살의 격동기가, 참... 힘겨워서,

읽고 있는 나마저 너무 벅찼던 책.

나도, 참 그때는

매일 매일이 그렇게 무겁고 두렵고 참담하면서도 너무 광활하여 어떻게 감당이 안되는,

그렇지만 세상에서 내가 제일 어른인 것처럼 그렇게 자유롭게 커다란 세계에서 살았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때의 힘겨움이 다 득이 되는 거름같은 것임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