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나무 - Navie-229
효진 지음 / 신영미디어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산사나무 아래에 묻힌 부치지 못한 편지 한 장.
재벌가의 사모님을 죽게 한 내 아버지 대신
한순간에 죄인이 되어 끌려온 궁전 같은 집.
막연한 두려움에 숨 막혀 도망치고 싶었지만
불쑥, 죽은 자의 아들이라는 네가 내 손을 잡았지.

그때 정원에는 나무 한 그루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어.

슬픔보다 분노가 더욱 서린 눈빛으로 너의 가족은
무릎 꿇은 내게 너만의 시종이 되길 강요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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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기사의 딸과 부자집 후계자 - 전형적인 또 신파 구조이다.

그렇지만 좀 그런 것과는 다르다.




운전사의 교통사고로 죽은 며느리와 반신불구가 된 아들,

삶을 놓아버리고 미국으로 가버린 그 아들 대신 손자를 키우게 된 늙은 할머니.

그리고 운전사의 딸을 먼 친척의 딸로 호적정리를 하면서도 그 손자의 인형으로 키운 할머니.




하진은 산사나무가 휘드러진 그 저택의 부엌에 딸린 작은 방에서

명후가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고 명후를 친누나처럼 케어하면서 산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둘은 사랑을 느끼게 되는데,

대외적으로 친척 누나와 동생 사이기 때문이고 엄청난 신분의 차 - 그게 현실에도 있긴 있으니까-로 인해

몇 번이나 외면하고 피해보지만 ...




그들 사이에 아기가 생기고, 이때문에 명후의 찬란한 미래에 그늘을 드리우게 될까봐 하진은 임신한 채 외국으로 떠나게 된다.




그리고 5년 후, 이제는 명후를 막을 것이 아무 것도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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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왜이래, 내가 요즘 비주류가 된 것인가?

사악한 당신에 이어, 산사나무까지 -


나는 재밌게 잘 봤는데 네이버 평은 완전 혹평이네..


아닌데.. 그럴 만한 작품은 아닌 것 같은데..





anyway,




5년이 흐르기 전과 후 -

그 사건을 중심으로,

명후가 달라졌다.

명후는 3살 어린 남동생으로 평생 하진을 누나로 여기고 여겨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누나!! - 라는 말로 그녀를 부르고, 하진을 억지로 자신의 옆에 붙들기 위해 억지스러운 투정이나 고집을 부린다.

그런데, 어쩌면 그게 좀 마음에 안들 수도 있다.

여주를 누나로 끝까지 불러대는 남주라니..

그런데 그게 또 3살 연하의, 남매라는 관계이기 때문에 또 어울리는 것 아닌가?




하진아 - 도 아니고 매번 누나 !!! 아니면 서하진!! 으로 부르는 것이 난 오히려 어울렸다.

하진아 - 라고만 주구장창 불러댔으면 이거야 원 좀 내용상 어울리지 않는 칭호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5년의 시간이,

명후를 침착하고 차분하게 만들었고 자기 고집만을 막무가내로 부리지 않게 했고, 누나인 하진의 결정을 기다려주게 만들어 줬다.

5년의 시간이,

자기비하와 자기불만에 똘똘 뭉쳐 있던 하진이를 세상에 당당하게 나타나게 만들었고, 자신의 사랑을 포기하지 않게 만들었다.




산사나무를 보면서, 나는 효진 님의 다른 작품에 대한 기대를 하게 되었다.

산사나무를 통해, 효진님이 이야기를 풀어가는 기법이,

3인칭이지만 여주의 1인칭으로 담담히 토로해내는 것 같아서 난 여주의 입장이나 생각이 참 공감이 많이 가게 만들었다.




태양만을 바라볼 운명을 타고난 해바라기 커플들이 나오는, 산사나무.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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