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고등학교 1
은태경(계란토스트) 지음 / 발해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제가 남자등학교를 좋아하게 된 첫 계기는 목차의 이 한 문장 때문이었어요.
<최민우, 그 녀석은 나의 베스트프렌드이다.>

저는, 꼬꼬마때부터 한쪽이 사랑하고, 그 사랑이 어른이 되면서 첫사랑으로 자리잡게 되는 이야기를 좋아해요.
그런 이야기에선 첫사랑과 짝사랑과 외사랑이 모두 있어서
충분히 가슴을 아프게 하고 찌릿하게 하고 간질거리게 만드는 이야기가 있거든요.

그런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으로 남자등학교를 읽게 되었고, 심취하게 되고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민우와 수영의 사랑은 한마디로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딱 너 하나에게만 어쩔 수 없는 운명 같은 사랑" 이라고요.

♡ dialougue no.1 - 수영과 민우에게는 말 없이 이해된다.
"그거면 됐다."
"최민우."
"그래."

녀석의 '그래.' 이 한마디가 내 모든 걸 포용해 준다는 주문 같았다.
녀석의 '그래' 단 두음절뿐인 단어가 이렇게 따뜻할 수 있구나.
'그래'가 민우 입을 통해서면 특별한 단어가 되어 버린다.

- 수영이의 이름을 불러주는 한마디가, 그렇게 흔한 '그래' 라는 말 한마디가 민우의 입에서 흘러나온 순간
다른 어떤 갈증이나 미안한 마음, 설명하고 싶은 마음 같은 것은 그냥 그렇게 상대방에게 다 이해된 것 같은 느낌.
그렇게 수영과 민우에게는 남들이 어떻게 설명하기 어려운 '둘만의 운명'이 강렬하게 공존하고 있었던 것이겠죠.

♡ dialougue no.2 - 민우에게 수영은 '네에 한에서는' 어찌할 수 없는 유일한 약점.
"김수영, 한번만 안아 보자."
.... 에?
"하아, 살 것 같다."
"언제는 죽었냐?"

"너 은근히 사악해"
"너한테는 약해."
"... 참으로 고맙구나."
"김수영."
"어?"
"네가 없으니 허전하다."

"네가 키스 못하게 해서 금단 현상이 심각했거든."
"너.. 인간이 아니라 짐승이었냐. 그것 하나 못 참게."
"너에 한해선 그럴지도."

... 녀석의 손은 팸플릿에 적힌 무수히 많은 글자 중 몇 개를 골라 하나 하나 짚으며 읽기를 유도했다. 첫 글자는 '너'였다. 두 번째는 '뿐' 그 다음은 '이'와 '야'를 차례대로 가리켰다."
<너뿐이야.>



많은 아픔이 있고, 자신이 어찌할 수없는 상태에서 자신은 여자가 아니었지만, 수영은 민우로 인해 진정한 여자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수영은, 행복했겠지요. 누구보다도요.

민우에게는 초등학교 운동장의 어린 수영을 본 그 순간부터,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수영의 베스트프렌드, 수영의 보디가드, 수영의 울타리가 되기로 했고,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자란 수영에게도 민우는 '어찌할 수 없는 단 하나의 운명'이었겠지요.

그런 강력한 운명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두권을 정말 꽉 채우신 태경님의 능력에도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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